26일 업계에 따르면 SKC 동박 제조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이르면 다음달 유럽 내 2차전지용 동박공장 기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동박은 구리를 종이처럼 얇게 만든 제품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인다.
미국·유럽 겨냥하는 소재업체
주요 글로벌 2차전지 제조사들이 몰려있는 폴란드가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규모는 연산 5만톤이다. SKC는 투자 지역이 확정되면 올해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4년 완공할 목표다. 유럽공장은 SK넥실리스의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회사의 첫 해외 생산공장은 말레이시아다. 현재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시 KKIP 공단에 연 5만톤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상업가동 시점은 2023년이다.
전북 정읍에 4개의 공장을 운영하는 SK넥실리스는 연 3만4000톤의 동박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정읍에서는 올 하반기와 2022년 초 완공을 목표로 5·6공장을 짓고 있다. 2024년 유럽공장까지 완공되면 SKC의 총 생산능력은 15만2000톤이 된다. SKC는 미국 등에서 생산능력 5만톤을 더해 2025년까지 25만톤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과 유럽 등에 양극재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까지 국내에 16만톤 양산 체제를 조기에 완성하고 해외에서 11만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각 지역별 특성과 경제성 등을 검토하는 TF(태스크포스)팀 구성을 마쳤다. 올해 안으로 해외투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 4만톤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전남 광양에 각각 3만톤 규모의 3·4단계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4단계 증설이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은 60KWh(키로와트시)급 전기차 배터리 110만여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극재를 확보하게 된다.
석화업계도 과감한 투자
석유·화학사들도 배터리 소재를 새 먹거리로 삼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과 양극박에 이어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에 뛰어든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배터리 사업에 발 빠르게 투자하는 것과 반대로 롯데는 석유화학 설비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친환경 사업에서 주도권을 잃으면 크게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며 뒤늦게 배터리 소재 사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롯데알미늄 공장을 찾아 "고부가 스페셜티 및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룹 캐시카우 롯데케미칼은 2100억원을 들여 전해액 유기용매인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생산공장을 짓는다.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다. DMC는 EC를 원료로 하고 EC는 산화에틸렌(EO)을 원료로 한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고순도산화에틸렌(HPEO) 설비를 기반으로 생산 시너지를 낼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양·음극 접촉을 막고 미세한 구멍으로 리튬이온을 이동시키는 분리막용 원재료인 폴리에틸렌(PE)도 국내외 분리막 제조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PE 생산능력은 연 4000톤이지만 2025년까지 10만톤으로 늘려 분리막 소재 시장을 적극 겨냥한다.
롯데알미늄도 배터리 수요에 대비해 양극박 알루미늄의 국내 생산능력을 1만2000톤으로, 해외 거점인 헝가리에서의 생산능력을 1만8000톤으로 각각 증설하고 있다. 양극박 알루미늄은 배터리 내부 열을 방출하고 전자의 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용 탄소나노튜브 소재를 배터리 제조업체에 공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310만대에서 오는 2030년 5180만대로 17배 성장한다. 같은 기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39GWh(기가와트시)에서 3254GWh로 23배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 소재 확보도 과제가 됐다. 현재 배터리 소재 시장은 중국 기업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57.8%, 음극재는 66.4%, 분리막은 54.6%, 전해질은 71.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