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아파트 선분양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막기 위해 ‘주택분양보증’을 제공한다. /사진제공=HUG
# A씨는 2017년 11월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의 신규분양 아파트 ‘이안 이서 로가’에 청약 신청해 당첨됐다. 이안 이서 로가는 2년2개월 후인 2020년 1월 완공 예정으로 당시 285가구가 공급돼 계약자들은 내집마련 꿈을 이룬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비극이었다. 시행사는 사업 도중 자금부족을 이유로 공사기한을 연기했고 당초 약속된 입주 예정일에서 한 달이나 지난 2020년 2월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A씨를 포함한 계약자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계약금은 물론 중도금도 일부 납입한 상태에서 전 재산과 같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는 불안에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 현행 아파트 선분양제에서 이런 부도 사고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사업자는 계약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데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사업이 취소돼 내집마련에 전 재산을 부은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처럼 아파트 선분양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막기 위해 ‘주택분양보증’을 제공한다.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선분양하는 사업자는 HUG의 주택분양보증에 의무 가입해야 하고 지자체에 분양가 심사와 인·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사업 취소 등 사고가 발생해도 HUG가 대신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전액 돌려주는 창구 역할을 한다. HUG에 따르면 1993년 주택분양보증 업무를 시작해 2020년까지 27년 동안 608만가구에게 1034조원 규모의 보증이 제공됐다.
권형택 HUG 사장 /사진제공=H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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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분양보증, 서민경제 사회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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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분양보증은 아파트 분양계약 후 사업자가 부도나 사업 포기 등으로 분양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HUG가 아파트 준공을 책임지거나 계약자가 납부한 계약금·중도금을 환급해주는 보증상품이다. A씨 사례처럼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국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기관인 HUG가 보증발급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HUG가 그동안 보증사고가 발생한 33만가구 사업장을 대신해 공사비용이나 분양대금을 환급해준 금액은 4조2684억원이다. 전체 분양보증료 수입(5조7193억원)의 75%에 해당한다.
2020년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국내 가구가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자산은 전체 자산의 72%에 달한다. 이는 주택 자산 보호가 미흡할 경우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분양보증 사고는 특히 경제위기 시점에 건설업체 등이 도산하며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게 HUG의 설명이다. 가계경제의 부실과 함께 발생할 확률이 높다 보니 연쇄 도산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과거 통계를 봐도 보증이행 금액의 63%가 1997~2000년 IMF 외환위기(3036억원) 때와 2008~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2조3639억원) 시기에 사용됐다.
주택분양보증은 위험 확산을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도 한다. 한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자의 채권자가 다른 사업장을 대상으로 가압류와 경매집행 등을 진행해 채권회수 절차에 들어간다. 피해가 연쇄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권형택 HUG 사장은 “주택분양보증은 국민의 필수재인 주택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주택시장과 국민경제를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라며 “경제위기 등에 대비한 안전기금인 만큼 법률로 가입을 의무화해 공공기관이 전담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증 성격이 유사한 예금보험·건강보험·산재·고용보험 등도 정부의 관리·감독 하에 공공기관이 전담 운영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