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도자에 대한 지지에도 결핍이 투영된다. 도미니크 수도회의 수사였던 사보나롤라는 메디치 가문이 몰락한 피렌체를 프랑스의 침공으로부터 비껴가게 한 공로로 시민들의 추앙을 받았다. 

사보나롤라의 신권 독재는 시민뿐만 아니라 철학자, 예술가, 유력 계급을 불문하고 금욕적 가르침으로 복종케 했고 교황에게까지 반발했으나 반 사보나롤라파의 음모와 시민들의 염증으로 체포돼 화형에 처해졌다.
시민들은 사보나롤라가 메디치가문의 참주정보다 더 공정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유능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챘고, 결핍을 해소하지못하자 바로 지지를 철회했다.

현대 정치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꼼수와 공작, 마타도어가 난무한다. 중요한 것은 상황을 바꾸려면 상대방의 약점을 찾는 것보다 국민이 결핍을 느끼는 게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여권 유력 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지사의 경우도 그 배경에는 결핍이 있다. 소주성 정책과 각종 부동산 대책이 실패하면서 정부의 무능이 드러났다. 적자에 허덕이던 지자체 재정을 흑자로 돌려놓고, 무허가 계곡 시설을 말끔히 정비해 내고,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해 이재명의 실사구시적인 유능이 부각됐다.


대선이란 후보 개인의 결핍이 세상의 결핍과 만나는 정점이다. 대선을 결핍의 확장이라는 의미로 보면 이재명 지사가 먼저 떠오른다. 비주류, 변방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싸우고 돌파하는 기질도 결핍이 근원일 수 있다. 인문학자 최준영은 '결핍의 힘'에서 "결핍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면서 결핍의 '힘'을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코드"라고 했다. 이 지사는 결핍에 지지 않는 인생을 살아왔다. 흙수저 소년공에서 유력 대선 주자가 된 정치역정이 함축돼 녹아있다.

이 지사는 얼마전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황교익TV'에 출연해 "보리개떡을 어린시절에 많이 먹었다"고 회고했다. 보리개떡은 보리 속 겨로 만든 떡이다. 보리 껍데기로 떡을 만들다 보니 까끌까끌하다. 씹을 때는 모르는데, 목으로 넘어갈 때면 까끌까끌한 속 겨가 목을 찌른다. 

그래서 '보리개떡'의 결핍을 뚫고 '정치적 사이다'가 되기 위해서는 결핍을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턴 미래를 건 주권자들을 위해 더 많은 국민의 결핍을 위해 '힘'을 제대로 표출해야 한다.

여론은 콘크리트같은 고체도 아니고 신기루를 보여주는 기체도 아니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침몰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 현재의 대선주자 지지율 역시 수없이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가야 할 길을 끊임없이 재확인하는 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정한 세상, 그 바탕위에서 '사이다'가 제대로 발현될 때 비로소 '정치적 결핍'이 해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