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이 시세조종 목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 신고만 하고 추후 해제하는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를 12건 적발했다. /사진=뉴스1
공인중개사 A씨는 시세 2억4000만원인 친척 명의 아파트를 지난해 딸 명의로 매수했다. 가격 신고는 3억1500만원으로 했다가 해제하고 다시 아들 명의로 3억5000만원에 신고했다. 1억1000만원을 높인 것이다. 매매 중개까지 했다. 이 과정에 딸과 아들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계약금도 받지 않은 점이 국토교통부에 적발됐다.
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이 시세조종 목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 신고만 하고 추후 해제하는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를 12건 적발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국토부는 2020년 2월21일부터 1년 동안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 거래 가운데 특정인이 반복되고 다수의 신고와 해제가 이뤄진 821건을 확인했다.

기획단은 71만여건의 아파트 거래 등기부 자료를 전수조사했지만 최종적으로 '실거래가 띄우기' 혐의가 확인된 건 12건에 불과했다. 거래 신고가 있고 잔금 지급일 이후 60일이 지나도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하지 않은 거래는 2420건에 달했다.


'실거래가 띄우기'가 의심되는 자전거래·허위신고는 거래자 간의 특수관계·계약서 존재·계약금 수수 여부 등이 결정 사유였다. 자전거래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허위로 매수 신고를 하고 제3자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양대행회사가 대표·이사 명의로 아파트 두 채를 매수한 뒤 제3자에게 가격을 6500만원 높여 매도, 종전 거래를 해제한 사례도 발견됐다. 국토부는 해당 거래 방식이 '공인중개사법'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자전거래를 이용해 실제로 아파트 실거래가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단지는 28건의 거래에서 가격이 약 17% 상승했다. 2018년 입주한 남양주시 다산동 '힐스테이트 다산'을 예로 들면 전용면적 84㎡ 최근 실거래가가 지난 11일 10억2000만원(25층)인데 자전거래로 1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셈이 된다.


이들 거래는 ▲허위거래 신고 ▲계약 해제 후 미신고 ▲거래 후 등기 미신청 등으로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하지만 과태료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위거래 신고는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해제 미신고의 경우 같은 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등기 미신청은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상 취득세 5배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가격 10억5000만원 아파트일 경우 취득세(3465만원) 5배인 1억7325만원이 과태료 상한선이 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범죄 의심 건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탈세 의심 건에 대해선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허위신고 의심 건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할 예정이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부동산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일부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적극 적발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