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가 '민주당 적통론'을 제기하고 이에 맞서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의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가능성'을 제기한 이후 두 후보 간에 지역주의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놓고 지역주의 공방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이 전 대표가)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히면서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 "용납 못할 민주당 역사상 최악의 발언, 정치적 확장력을 출신 지역으로 규정하는 관점은 사실상 일베와 같다"라며 맹공에 나섰다. 영남 출신인 김두관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향해 "지역주의를 불러내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25일 SNS를 통해 "(이 전 대표 등이) 지역주의를 조장하지 말자면서 되레 망국적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자신은 '지역주의 초월'을 말한 것인데, 이낙연 캠프가 '지역주의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대선 캠프는 25일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응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우리 민주주의의 심장인 호남이 대통합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애정이 담긴 말”이라고 반박했다.
경남 출신인 김두관 의원이 이 지사를 두둔하면서 '영남 대 호남'의 전선이 그어졌다.
이 지사는 이어 "인터뷰에서 실력, 신뢰, 청렴을 인정받아 전국적 확장력을 가진 제가 민주당 후보로서 본선경쟁력이 크다는 말씀을 드렸을 뿐, 이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역주의 조장발언을 한 적이 없고, 인터뷰 기사에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아쉬운 점은 이낙연 캠프 관계자들의 극단적 네거티브"라며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이재명이 인터뷰에서 지역주의 발언을 했다'고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팀 정신을 저버린 채 '이재명이 지역주의 조장했다'는 가짜뉴스 퍼트리며 망국적 지역주의 조장한 캠프관계자를 문책하고 자중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팀정신을 훼손하는 사실왜곡을 중단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가 말하는 '확장력=출신지역'으로 왜곡했으나, 이 지사는 확장력의 기준을 ▲실력 ▲신뢰 ▲청렴 3가지로 명확히 제시했다"며 "그 3가지 기준 어디에도 '출신지역'이나 '지역주의 조장'이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캠프의 사과 ▲논평을 발표한 캠프 대변인에 대한 적절한 조치 ▲네거티브 근절 방안 강구 등을 요구했다.
김홍걸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호남불가론'이 가당키나 한 말이냐. 아무리 대통령 후보 경선 중이라고는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후보간의 백제 발언 논란에 대해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가 한 인터뷰를 두고 다른 후보들 중 '호남불가론'을 조장한다며 날카로운 말들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호남이 중심이 되어 통합을 이루면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취지였고 또 현재 후보들의 확장성을 비교해서 얘기한 것이지 호남불가나 차별을 얘기한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저희 아버지께서는 평생을 지역주의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정신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지역주의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제가 2016년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잘못된 정치를 하면서 마치 그것이 김대중 정신인 것처럼 외치던 국민의당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망국적 지역 감정을 부활시키고 같은 진영에 상처를 입히는 정치인으로 낙인 찍히시지 않길 바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이용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과 금도를 넘는 정치는 고인이 되신 어르신께서 결코 바라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홍걸 의원은 "함께 침몰하는 난파선이 되지 않기 위해 모두 자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명계남 씨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주의 선동 누가 하는 겁니까"라고 반문한 뒤 "김대중, 노무현의 지역주의 극복 노력에 찬물을 뿌리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지역주의 사슬에 갇혀 온갖 고생한, 고생했다는 당사자들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라고 재차 반문한 뒤 "무엇을 위한 승리를 위해 무슨 경쟁을 하는지 거울을 한 번 보라"고 개탄했다.
특히 "팩트에 기초하지 않고 어찌 지역주의 선동자로 왜곡해 역 선동을 한단 말이냐"며 "이런 식의 싸움은 조선일보가 하는 짓 아니냐"고 몰아 세웠다.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관련 인터뷰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야권도 '5천년 역사에서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일제히 맹폭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SNS를 통해 "좌충우돌 막가는 인생을 살아도 일정한 팬덤 층이 생겨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며 "그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우리는 참 좋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까"라고 적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견강부회 식의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며 "역사 공부 좀 하라. 자라나는 아이들한테 내가 부끄럽다"고 여권을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쉬쉬 하던 '호남이 기반인 민주당이 영남 대선후보를 내세우면 대선은 필승이다'라는 '호남 불가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대로 내려오는 대선 공식이다. 경남 김해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경남 거제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은 그 성공 사례다. 그럼에도 '특정 지역 후보는 어렵다'는 유의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금기로 치부돼 왔다.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것 자체가 금기이자 적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외치는 대선주자들이 지역 감정을 이용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는 상대의 해명은 사실상 무시한 채 제 목소리만 높였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후보 경선 공방이 위험 수위라고 보고 28일 '원팀 협약식'을 열기로 했지만, 이미 극에 달한 감정 싸움을 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호남이 결정’ 이재명·이낙연, 나흘간 민심잡기 나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당대표는 지난주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광주를 찾는 등 모두 호남 여론을 좌우하는 광주에서 치열한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4일 광주 학동 건물 붕괴 피해자들을 만난 뒤 종교계 인사들과 만찬을 했다. 25일에는 광주지역 언론사들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전 대표도 오는 2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문화·복지 공약을 발표한다. 아동센터 종사자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인도 만났다.
최근 호남에서의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가 대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엎치락 뒤치락 혼전을 두고 “호남이 아직 전략적 선택을 하지 않았다”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호남의 4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고 본다. 이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 여사도 지난 6월부터 광주·전남 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양로원·특수학교 등에서의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측면 지원’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당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호남의 맏며느리가 되겠다”며 광주에 상주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호남 민심은 항상 주목을 받았다. ‘될 사람 밀어주자’라는 정서가 강한 데다가 전국의 민주당원들도 호남의 선택을 주목하는 경향이 있어 경선이 치열해질수록 호남을 향한 구애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