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코로나'로 진입했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신 접종 후 6개월 이상된 고령자들 사이에서 잇따라 돌파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가뜩이나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유리한 계절에 백신 효과가 떨어진 이들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 얀센 접종자 등에 얼마나 빨리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접종하느냐가 이번 겨울 위드코로나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열쇠가 되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여러 기상 요소를 분석해 내놓은 '3개월 전망'(11월~내년 1월)에서 월별 평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80%라고 내다봤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겨울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60%로 전망했는데, 라니냐가 발생하는 해 동아시아 지역 겨울은 역학적으로 추운 경향이 있다.
북극진동도 음의 값을 보이고 있다. 북극진동이란 북극 찬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것을 말하는데, 올해처럼 북극이 상대적으로 온난하면(음의 북극진동) 극지방의 찬공기가 남하해 겨울철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35년만에 강추위가 지난 겨울 북극 한파도 음의 북극 진동에서 비롯됐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기온 5도 이하, 습도 20∼30% 이하의 건조한 상태일 때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기온 저하로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도 약해진다. 체온 1도가 내려가면 면역력이 30∼4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가 건조하면 바이러스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점막이 쉽게 손상돼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가 수월해진다. 실내에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고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겨울이라는 악조건은 이미 노년층의 감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신접종을 우선해서 마쳤던 요양병원·시설과 정신병원에서는 최근 집단 돌파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집단감염 사례는 160건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242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백신효과 감소, 델타변이 유행 등으로 돌파감염 사례는 최근 3개월 새 5배 가량 늘었다. 8월 4주부터 10월 2주까지 돌파감염률은 6.7%→8.6%→11.8%→ 17.1%→20.9%→22.9%→27.7%→33.5%로 증가했다. 돌파감염 수로 봤을 때도 7월에는 1180명 수준이었으나 8월 2764명, 9월 8911명, 10월 1만92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가 123.1명(10만명당)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서 80대 이상 120.1명, 70대 102.9명, 60대 98.5명, 40대 62.6명, 50대 35.2명, 30대 미만 48.1명 수준이다. 질병청은 30대가 돌파감염이 가장 많은 이유를 그 연령대의 높은 활동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했고 70대 이상은 기저질환, 접종 후 경과 기간이 더 길어서인 것으로 보았다.
당국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60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추가 접종을 시작한 상황이다. 그후 사안의 급박함을 감안해 3일에는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병원 종사자와 입소자에 대해 추가접종을 4주 앞당겨 신속히 시행하기로 했다. 당초 기본접종 완료 후 6개월 지났을 때 추가접종하는 계획이었지만 5개월 지난 후로 앞당긴 것이다.
이달 8일부터는 30대 돌파감염 추정사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얀센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접종은 50대 연령층과 18~49세 기저질환자, 보건의료인·어린이집 교사, 소방·경찰 등 사회필수요원을 대상으로 오는 15일부터 순차 실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지난 8월부터 속도를 내며 현재 전국민 76%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정부는 이달 중 접종률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고령층 추가접종의 필요성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약 900만명이나 되는 50대, 700만명인 60대, 370만 70대, 180만명인 80대, 총 2000만명이 넘는 인구의 추가 접종이 또 이뤄져야 하게 됐다. 이번 겨울에서 내년 봄에 걸쳐 다시 대장정이 시작되게 된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 교수는 "인체의 면역 세포들은 기억 능력이 있어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완전 제압한 후 항체를 줄였다가 다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그 특성을 기억해내 빨리 항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면역 세포들의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어 고령층의 추가접종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라 변이가 잦아 침입하면 인체가 예전과는 다른 항체를 또 만들어내야 한다. 백 교수는 "가뜩이나 면역 능력이 떨어진 고령층이 감염되면 빨리 대응하지 못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추워질 겨울, 점점 떨어지는 면역력 속에서 고령층의 추가접종을 얼마나 빨리 마치느냐가 위드코로나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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