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PB상품들이 달라졌다. 고품질과 가성비 상품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가격 대비 맛과 품질을 높인 것은 물론 기존 NB 상품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그야말로 ‘희귀템’ 반열에 오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PB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이나 상품 카테고리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품목 간 경계를 허문 뉴트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편의점 PB상품부터 제2의 ‘노브랜드’를 꿈꾸는 마트, 이커머스까지 떠오르는 ‘PB’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멈출 기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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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 홍대점 스케치./사진=머니투데이 DB
◆기사 게재 순서
(1)‘MZ세대’ 저격 희귀템 상품 “‘PB시장’을 잡아라”
(2)제2의 ‘노브랜드’, 이커머스에서 나온다… "PB 우선 노출 논란 극복해야"
(3-1)"이 조합 실화?"… 이색 콜라보로 MZ세대 유혹하는 유통업계
(3-2)식품업계, 콜라보레이션 전쟁 본격화… 시장 판도 바꿀까?
‘노브랜드’는 어느덧 이마트의 흥행 보장 브랜드가 됐다. 2015년 이마트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를 내놨다. 상품 품질과 상관없는 브랜드 개발비, 디자인비, 광고비 등을 모두 빼고 상품 본질의 기능에 집중한 ‘가성비’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주 쓰고, 먹고, 입는 생활필수품 위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출시 당시인 2015년 매출이 27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 매출 2000억원을 넘어 2020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브랜드에 대해 “젊은 층의 가치소비 확산과 이에 따른 생활필수품의 가성비 대두로 중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노브랜드의 성공 이후 유통업계에서는 PB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한 만큼 다른 OECD 국가 대비 PB 개발이 더딘 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유통업체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PB 비율이 높아지면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출점 경쟁이 사그라지면서 PB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의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PB 마케팅에 나섰다. 롯데마트의 경우 2021년 브랜드 재정립으로 총 10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프리미엄 PB ‘시그니처’를 내놓는 등 브랜드를 확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존재감이 크지 않은 편이다. PB의 최대 장점인 가성비만으로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대형마트는 유통 과정을 줄인 온라인 채널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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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두 마리 토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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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용량과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탐사수./사진제공=쿠팡 업계에서는 ‘제2의 노브랜드’는 이커머스에서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을 한다. PB 상품은 대개 직매입으로 자체 물류센터가 보유하고 있을 때 수익성이 극대화된다. 단순 중개업체로 물류센터가 없을 때에는 상품 보관을 위해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효율성이 낮다. 이런 이유로 이커머스에서 PB 열풍이 빗나갈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으나 직매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쿠팡과 마켓컬리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생수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상품 중 하나는 ‘탐사수’다. 쿠팡의 대표 자체 브랜드 ‘탐사’의 히트 상품으로 80만개가 넘는 상품 후기를 자랑한다.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으로 생수 시장을 파고드는 중이다. 어린이를 위한 330㎖ 용량, 1인 가구를 위한 1ℓ 용량 등 시중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다양한 용량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호평을 받고 있다.
탐사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해 찾아낸다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다. 쿠팡 이용 고객들이 남긴 수천만개가 넘는 상품평, 구매패턴 등을 분석해 고객의 니즈를 찾아 상품을 개발한다. 탐사 등 12개의 PB를 운영하는 쿠팡의 PB 사업 자회사 CPLB는 지난해 매출액 133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5억원이다.
'보라색 우유'로 유명한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사진제공=컬리 마켓컬리의 자체 브랜드 ‘컬리스’는 보통 가성비를 내세우는 PB들과 다르게 품질을 중점으로 둔 상품을 선보인다. 동물복지, 유기농, 무농약, 무항생제 등 친환경 방식으로 키운 상품이 많다. 2020년 2월 동물복지 우유를 통해 처음 선보인 컬리스는 현재 85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물복지 우유는 출시와 동시에 마켓컬리 우유 카테고리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까지 150만개가 넘게 팔렸다. 컬리스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매달 평균 10%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마켓컬리는 모두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PB 상품에 주력하는 것이 모객과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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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우선 노출?… 알고리즘 논란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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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서 PB 상품이 인기를 얻자 상품 우선 노출과 관련된 논란도 발생했다. 자사 PB 상품을 검색 결과에 먼저 뜨게끔 조작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네이버가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사 제휴 상품 등을 최상단에 노출하고 경쟁사의 검색 결과를 하단으로 내린 혐의로 과징금 267억 원을 부과했다. 지난 7월부터는 쿠팡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상품 검색 랭킹은 고객의 다양한 행동패턴과 선호도를 반영한 수치를 바탕으로 노출 순서가 결정되며 기준은 모든 상품에 동일하고 공평하게 적용된다고 항변했다.
PB 노출과 관련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검색 및 추천 서비스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개인화된 추천이 이뤄지고 있다”며 “고객의 기존 검색 상품 정보를 기반으로 자동 추천돼 보여지기 때문에 PB라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전면 노출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PB는 시장에서 유통업체의 힘이 커질 때 많이 개발된다”며 “무리한 가격에 납품을 요구하지는 않는지 PB 상품과 NB(제조업체 브랜드) 상품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