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15일 저녁,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에 화상 정상회담을 갖는다.
화상이긴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양자 회담 자리다.

이번 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남중국해와 대만·신장·홍콩 등 정치·안보 문제는 물론 반도체와 통신망 등 통상·경제 이슈까지 미·중간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양국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내년까지 이어지는 양국의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하면 두 정상은 획기적인 관계 개선보단 현 갈등 상황을 관리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두는 회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취임 후 10개월만에 첫 양자회담…전화통화만 2차례

12일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 저녁에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정상이 양자회담을 갖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0개월(299일) 만이다.


두 정상은 그간 지난 2월과 9월 등 2차례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다. 지난 2월에 약 2시간, 9월엔 약 90분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과 약 5~6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두 차례의 통화 당시 양 정상은 오랜 친분을 토대로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지만, 결국 날선 설전만 부각된 채 마무리됐다.

첫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홍콩과 신장지구에서 일어난 중국 정부의 인권 유린과 탄압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를 표명했고, 시 주석은 "미·중간 대결은 양국에 모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홍콩·신장·대만 문제 등을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2번째 통화에선 관계 개선의 여지를 보이는 듯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틀 뒤(9월11일)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겨냥하는가 하면, 백악관은 중국의 과도한 산업보조금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는 등 그리 좋지 않은 뒤끝만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부통령과 부주석 자격으로 양국을 상호 방문해 만난 적이 있고, 2013년에는 시 주석이 중국을 다시 찾은 당시 바이든 부통령을 '오랜 친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서로를 잘 알지만 오랜 친구는 아니며 비즈니스 관계"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22일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윗줄 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안보·통상·인권·코로나 기원 등 치열한 대치 예고…회담 후 회견도 없어
양 정상은 이번 첫 단독회담에서 정치·안보·통상·경제·인권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문제 등 광범위한 전선에서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남중국해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홍콩·신장에서의 인권탄압 문제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 움직임을 차단하는데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9월9일 전화통화 후 양 정상은 미국과 중국간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방안과 양국의 이익이 일치하는 곳에서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양자회담) 내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의도와 우선순위를 분명히 할 것이며, 중국에 대한 우리의 우려에 대해 분명하고 솔직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시 주석은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은 중국의 '핵심이익'이자 '내정문제'라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미국이 간섭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이 최근 영국·호주와 새로운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킨 것을 겨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냉전시대로 돌아가선 안 되고, 지정학적 소그룹엔 미래가 없다는 반대 논리를 적극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양국은 첫 양자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분위기다. 사키 대변인은 "주요 결과물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락 밝혔고, 양자회담 후 기자회견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일정 고려해 갈등관리 가능성…기후·코로나·북핵 대응 협력 주목

그러나 두 정상이 내년에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갈등을 더 키우기보단 관리하는 데 방점을 두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시 주석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하반기 3기 집권 체제를 완성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갈등 관리를 위한 대화 체계 구축이나 기후위기 대응 및 코로나19 공조 등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성과물을 내놓으면서 극심한 갈등 분위기를 톤다운 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북핵 문제도 양국의 협력 지대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양국 관리들도 비슷한 언급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환영하지만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한 관리도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대립을 피하고, "긍정적인 경쟁"에 집중하는 한편,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종식 같은 문제에 대한 협력을 추진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일 청정에너지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메탄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등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하면서 협력의 모양새를 연출한 바 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9월 양 정상간 통화는 시 주석이 불만을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당국자들이 계속 논의하는 건설적 합의로 끝났다고 소개하면서 10년 전 맺어진 두 정상간 개인적 관계가 여전히 돈독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것이 각각의 대화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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