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토요일 저녁 10시30분. 홍대에 위치한 클럽 앞에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한영선 기자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며칠째 두 자릿수를 기록하다가 4차 유행 후 최대치까지 올라섰던 지난주 토요일 밤 10시30분. 홍대 클럽 메인 거리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적 모임 제한도 풀리는 등 방역 조치가 완화되자 술집과 식당에 사람이 대거 몰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 클럽 앞에는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손님 3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줄을 서고 있는 A씨는 “첫 주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안나왔다가 둘째 주에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나왔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 놀랬다”라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 국내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 첫 단계가 시행되면서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2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최근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만 다중 이용 시설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유흥시설(유흥·단란주점,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의 운영시간은 밤 12시까지다.


지난 12일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적용시설 중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경륜, 경정 시설 등에 대한 계도 기간이 종료됐다”라며 “위반했을 때 본격적으로 과태료 또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토요일 저녁 10시40분. 홍대에 위치한 한 클럽 앞에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한영선 기자
이날 홍대에 위치한 일부 클럽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홍대 메인 클럽거리에 위치한 유명한 클럽들은 대부분 개장한 상태였고 대로변에 있는 헌팅포차들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안경점’, ‘꽃가게’, ‘옷가게’ 등을 제외하고 8시부터 홍대에 위치한 모든 가게들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메인 거리 이외에 작은 골목에서 담배를 피운 이후 한참동안 ‘노마스크’를 한 사람도 간혹 발견할 수 있었다.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큰 음악소리에 흥을 느끼며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노래를 따라 부르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인파가 몰려 신호 없이 도로를 건너는 행인들도 있었고 택시를 잡기도 힘든 상황도 지속됐다. 한 클럽에서 줄을 서고 있는 B씨는 “백신은 1~2차까지 완료한 상태다”라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백신을 맞으면 괜찮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홍대 버스킹 현장에 몰린 인파 모습./사진=한영선 기자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버스킹 공연도 한참이었다. 심야시간으로 접어들수록 한 곳에서만 운영했던 버스킹 공연을 여러 곳에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또 관람객들도 밤이 늦어질수록 수 십명 이상이 모여들게 됐다. 버스킹 공연을 구경하고 있는 C씨는 “최근 콘서트장도 못간지 오래됐는데 홍대에서 버스킹 공연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라며 “백신 1차 접종자이긴 하지만 실내도 아니고 실외에서 공연을 관람 하는 건 안전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음식점도 8시부터 ‘인산인해’… ‘재료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7시30분부터 홍대의 모든 음식점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사진=한영선 기자
자영업자들도 손님 맞이에 정신이 없는 분위기였다. 경인선 숲길에 위치한 음식점 일부는 “재료가 소진됐다”라고 말했다. 연어집을 운영하고 있는 D씨는 “위드코로나 1~2주 전부터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위드코로나 이후에는 8시에도 재료소진이 될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라고 전했다. 또 규카츠 집을 운영하고 있는 F씨도 “재료가 소진돼 죄송하다”라고 토로했다.   
홍대 맛집을 제외하고 대로변에 있는 가게를 시작해 골목 안쪽에 있는 음식점과 호프집에 손님들이 가득했다. 특히 고깃집에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 긴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겨우 들어간 한 음식점에서는 추가 그릇을 찾는 손님의 물음에 급하게 그릇을 닦아서 내놓는 경우도 있었다. 양대창집을 운영하고 있는 E씨는 “손님들이 물밑듯이 들어오니 그릇을 닦을 시간도 없다”라며 “한 테이블을 치우면 금세 손님이 들어와 자리가 마감된다”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펴본 결과 QR코드를 찍고 입장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계도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업주와 이용자 모두 벌금을 물을 수도 있기 때문에 QR코드를 꼭 찍으라고 당부하거나 거듭 확인하는 상황은 지속됐다. 


배달과 홀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F씨는 “위드코로나 시작 이후 배달 금액은 줄어들었지만 홀 매장에 방문한 손님들이 많아 만족한다”라며 “늘어난 손님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아르바이트생을 다시 뽑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홍대의 메인 상권이라 불리는 거리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사진=한영선 기자

각국 ‘봉쇄조치 돌입’했는데… 한국은 괜찮을까


지난 13일 홍대입구역 앞에서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한영선 기자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이보다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정부의 목표는 일상 회복 1단계를 6주간 시행한 뒤 오는 12월13일부터 2단계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2단계가 되면 현재 밤 12시까지인 유흥시설의 운영시간 제한은 사라진다.
정부는 2단계 시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최소한 11월 말까지 상황을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의 방역 성적표로는 시간 제한이 풀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지난 13일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485명으로 집계돼 나흘 연속 최다 기록을 넘겼다. 신규 확진자 수도 나흘째 20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사망자는 32명으로 집계돼 지난 7월 시작된 4차 대유행 이후 최다를 기록한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 증가세면 2단계로 무난하게 가기 어려울 수 있냐’고 묻자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상황이 나빠지면 1단계를 지속하거나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쭈꾸미집을 운영하고 있는 G씨는 “매출이 늘긴 늘었어도 한 두 테이블이 늘어났을 것”이라며 “확진자가 최대로 폭증해 정부에서 다시 급격하게 조이는 것 보단 좀 더 실질적인 정책을 내놔야 할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H씨는 “위드코로나 전 보다 평일 오전, 저녁 등 방문해 외출을 위해 겉옷을 사는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확진자가 계속해서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현재 매출이 유지될지 모르겠다”라며 “정부가 어느 자영업자에게 혜택이 치우치지 않도록 형평성 있는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 ‘의무’이자 ‘배려’입니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 #건강한 거리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