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신용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오는 17일 한자리에 모인다. 이날 말 신용카드 수수료 재산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업계는 이번 자리가 사실상 '수수료 인하' 통보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1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여신금융협회에서 카드사 및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카드사 CEO들은 지난달 14일 비공개 회동 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됐다. 이날 간담회에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적격비용 산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개편된 수수료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된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는 이미 수수료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었고 내년 대선을 앞둔 당정이 표심을 잡기 위해 수수료 인하를 꺼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 수수료 재산정 발표를 앞두고 회동이 진행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재산정 결과가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역시 수수료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총 13차례 인하됐다.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가맹점은 1.3%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1.4%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1.6%를 적용받는다. 이같은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96%에 해당된다.
사진=머니S 강한빛 기자
12년에 걸친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는 고사 위기에 빠졌다는 주장이다.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반대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카드노조는 "카드 노동자들은 3년만에 다시 차가운 길바닥 위에 앉게 됐다"며 "카드노동자와 영세중소자영업자 모두를 공멸하게 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반대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를 위한 총파업과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카드노조에 따르면 현재 카드 산업은 수수료 인하로 경영 위기에 직면하면서 영업점 축소, 모집인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카드 모집인은 과거 10만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8500명 규모로 줄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8년 말 수수료율 인하 후 2019년, 2020년 2년간 가맹점 수수료 부문에서 13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노조는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며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적용도 주문했다. 카드사와 동일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의 경우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이 카드사보다 1.6~1.8배에 달한다는 지적에서다.
카드노조는 "카드산업이 더 이상 표심을 얻기 위한 각종 선거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거부하며, 카드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