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 단계 방역체계 전환이 이뤄진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2년여만의 방역완화에 자영업자들과 시민들의 기대는 크다. 반면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2000명대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의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트윈데믹 공포까지 드리운 상황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주요 방역지표가 ‘위험 수위’를 향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특성상 치료제가 없으면 위드 코로나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위드 코로나를 맞이한 첫 겨울, 크리스마스로 향하는 길목에서 현실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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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92명 발생한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1 "위드 코로나 첫 겨울 심상찮다" 트윈데믹 공포에 일상회복은 '살얼음판' #. 서울 광화문에서 식당을 하는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손님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드디어 숨통이 트인다”며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게 어디냐”고 위드 코로나를 반겼다. 서울 은평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는 “아직 체감은 안 되지만 이제라도 제한이 풀려 다행이다”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다같이 협심해서 코로나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년 가까이 영업제한을 받았던 음식점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환영하고 있다. 지난 1일 위드 코로나 첫 단계가 시행되면서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권에서는 10명, 비수도권에서는 12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된 것. 또 영업시간 제한도 풀어졌다. 이 때문에 모임을 위해 음식점을 찾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사흘 연속 3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9일 0시 기준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34명이다. 지난 17일 3270명, 전날(18일) 3292명에 이어 사흘 연속 3000명대 확진자 규모다. 전날 3292명 대비 258명 감소했으나 전주(12일) 2368명보다는 666명 증가했다. 2주 전(5일) 2342명보다도 692명이 많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499명이다. 전날 506명보다 7명 감소했지만, 여전히 방여강국이 안정적 관리 수준이라고 밝힌 500명을 넘나드는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확진자가 최대 2만5000명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위중증 환자 수,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주요 방역지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 “확산시 비상계획” vs 전문가들 “속도조절”
최근의 확산세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일상회복 준비에 맞춰 방역을 완화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급격한 확진자 증가 폭에 대해 “사회적 접촉이 늘고 있어 확진자 증가는 피할 수 없다. 억눌렸던 사회적 접촉과 국민의 방역 준수 그리고 접종률이 언제 균형을 이룰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 규모는 506명으로 정부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500명을 이미 넘어섰다. 사망자도 무려 29명이나 나왔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되기 전인 한 달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알 수 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셋째 주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 규모는 340명 대에 불과했으며 사망자도 10명대 초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 증가 추세를 볼 때 위중증 환자가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드 코로나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확산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0월 2주 0.86에서 3주 0.88, 4주 1.06, 11월 1주 1.2, 11월 2주 1.05를 기록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하로 떨어져야 감소세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데 상황은 정반대 상황이다.
만 6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맞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많아진 점, 백신 미접종자가 많은 소아청소년 감염이 늘어난 것도 악재로 작용 중이다. 현재 위중증 환자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70대가 31.42%로 가장 많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고 60대 이상으로 구분하면 전체 환자 가운데 84%에 이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전환 2주 전부터 방역완화 신호가 나가면서 평균 확진자가 3000명이 넘고 사망자와 중증환자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일상회복을 위해 규제를 한번에 다 풀었다고 생각한다”며 방역 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확진자는 위드 코로나 전환 전 방역 완화 조치의 영향이며 앞으로 위드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면서 “문제는 중증화나 사망자가 느는 데 대한 예방조치가 여전히 미흡한 점과 비상계획 등 구체적인 대응이 늦었던 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6일 백신 미접종자 이동 제한 조치에 나선 오스트리아 비엔나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사진=로이터
◆독감 더한 ‘트윈데믹’ 우려… “백신접종 절실” 한국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해외 국가들은 확진자 급증에 다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꺼내든 영국은 지난 7월19일 ‘자유의 날’을 선포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모든 방역지침을 한꺼번에 해제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후 영국에서는 하루 평균 4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25일 방역 제한 정책을 대부분 완화했던 네덜란드 상황도 반면교사다. 시행 한달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7배 급증한 것. 이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백신 접종 등을 증명하는 방역패스의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첫 겨울을 맞이하는 가운데 올 겨울 북극 한파가 예상되면서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우려가 높아지면서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는 계절적 상황 속에 여름철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 파라인플루엔자 환자까지 이례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파라인플루엔자의 유행이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전조증상이라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으로선 코로나와 독감을 동시에 차단하는 숙제를 안은 것. 이에 정부는 독감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개인의 건강증진은 물론 국내 전체인구의 인플루엔자 발생률 하락과 질병부담 감소를 기대할 수 있어 늦어도 11월 안에 접종을 완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와 독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엔 다른 백신과의 인과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었던 탓에 14일간 접종 간격을 뒀다”며 “지금은 동시 접종으로 인해 이상반응이 생기거나 상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접종 간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의 해법은 역시나 백신에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지난 17일 당초 기본접종 완료 6개월 이후로 권고됐던 추가접종 간격을 단축한다고 밝혔다. 추가접종으로 면역력을 끌어올려 중증화율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또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위중증의 위험이 굉장히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추가접종을 꼭 받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본격적으로 겨울이 오기 전에 접종을 받아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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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은 가격이 문제… 국내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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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로이터
"위드 코로나 시대, 치료제가 답" '게임 체인저' 주목받는 먹는(경구용) 치료제 신종플루는 지난 2009년 5월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해 각국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국내에서는 그해 7월부터 감염자가 생겼고 8월에 첫 사망자가 나왔다. 신종플루 공포는 백신이 조기 생산·도입되고 로슈가 타미플루를 본격 개발하면서 사그라들었다. 이듬해 신종플루가 독감 수준으로 관리된 배경이다. 2009년부터 2010년 8월까지 국내에서 약 76만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270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0.035%를 기록했다. 독감 치명률이 0.04~0.08%라는 점을 볼 때 신종플루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치료제의 역할이 확인된 셈이다.
주요 방역수칙을 크게 완화한 위드 코로나 국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자마자 주요 방역지표가 ‘위험 수위’를 향하고 있어서다. 예견했듯 확진자 증가세는 확연하고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수 증가도 심상찮다. 위드 코로나 전환 첫 일주일 사망자는 총 122명이다. 직전 주(10월25∼31일) 85명과 비교하면 43.5%나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도 직전 주에 비해 13.9% 늘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치료제가 없으면 완전한 위드 코로나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정한 위드 코로나가 되려면 백신·치료제 개발이 급선무”라며 “특히 신종플루처럼 타미플루와 같은 치료제가 있어야 실질적인 일상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화이자가 지난 5일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효과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선발주자 머크·화이자… ‘83만원’ 가격이 문제
신종플루 때는 로슈가 치료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팬데믹에선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가장 먼저 속도를 내 먹는(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경구용 치료제의 장점은 복용 편의성에 있어 위드 코로나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된다. 머크는 지난 4일(현지시각) 세계 최초로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머크는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에 따른 입원·사망 가능성을 50%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 확진자 중 증상이 있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된다. 수잔 홉킨스 영국 보건국(PHE) 의료고문은 몰누피라비르를 오는 12월 초부터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투입되는 것이다. 머크에 이어 화이자가 치료제 개발 소식을 전했다. 코로나 백신을 빠르게 보급한 화이자 역시 지난 5일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효과를 공개했다.
화이자는 이번 코로나 백신을 비롯해 페니실린·비아그라 개발로 유명세를 탄 제약사다. 화이자에 따르면 코로나 증상이 나타난 고위험군 389명에게 증상 발현 3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투여 한 결과, 4주 동안 3명이 코로나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한 명도 사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팍스로비드를 복용하지 않은 385명 중에서는 27명이 입원하고 7명이 사망한 것에 비하면 89%의 입원 및 사망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두 회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모두 고가라는 문제가 있다. 두 치료제 모두 700달러(약 83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복용 편리성이 떨어지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몰누피라비르는 닷새 동안 매일 두 알씩 총 20알을, 팍스로비드는 아침과 저녁에 각각 세 알씩 총 30알을 복용해야 한다. 타미플루의 경우 10알만 복용하면 됐다.
국내 먹는 치료제 개발 현황. /인포그래픽=김영찬 기자 ◆뒤늦게 뛰어든 국내 개발사… 토종 치료제 등판은 한국 정부는 40만4000명분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내년 2월 도입키로 했다. 구매약관이 체결된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각각 몰누피라비르 20만명분, 팍스로비드 7만명분이다. 나머지 13만4000명분은 머크, 화이자, 로슈 등 해외 치료제 개발 3사를 대상으로 선구매 협의 중이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코로나 치료제는 백신처럼 환자에게 무료로 제공될 전망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책정된 치료제 도입 예산은 362억원(3만8000명분)이며 이후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치료제 도입에 적잖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국내에서 저렴하고 효과 좋은 치료제 개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개발사들의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토종 개발사는 대원제약, 제넨셀, 대웅제약, 신풍제약, 진원생명과학 등이다.
최근 대원제약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로 ‘티지페논’을 연구 중이다. 이 알약은 원래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 쓰였다.
제넨셀은 ‘ES16001’의 임상2·3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해외 임상을 실시한다. 이번 임상은 국내 뿐 아니라 유럽 3개국과 인도 등 5개 국가에서 총 1100여명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검증한다. 제넨셀 관계자는 “초기 감염 환자들의 중증 진행을 막아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고 경증 상태에서 완치에 이르도록 하는 데 임상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카모스타트)과 신풍제약(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은 임상3상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제누졸락)은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 치료제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새롭게 열 해결사로 등판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