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즘 우려와 희망의 눈으로 보톡스 제품에 대한 대한민국 식약처의 행정처분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쁘띠 성형’에 대한 현지 중국인들의 관심이 몇 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2024년까지 연평균 시장 성장률 17.5% 수준으로 내다보는 진정한 블루오션이자 공중보건과도 맞물린 문제여서다.

중국은 소비자 눈높이에 걸맞은 기술을 갖춘 자국 브랜드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3대 시장이다. 한국은 중국 공식 진출을 일궈낸 네번째 해외 브랜드를 배출한 국가로, 세계적 수준의 K-보톡스 제품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현지 수요가 매우 높다.


중국은 따이궁(보따리상) 또는 해외 중간 업자들에 의한 비공식 병행 수입 또는 암시장을 통한 제품 수급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 차지한다. 현지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이미 높게 형성돼 있다. 이 중에는 안타깝게도 가짜 제품까지 혼재해 있다. 그 규모는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이런 병행 수입 또는 불법 밀수 유통은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생화학 테러에 쓰이는 특수 물질이라는 점과도 연계돼 결과적으로 공중보건 차원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보톡스 제품’의 제조·판매·운송 등 관리 전반에 대해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처럼 보톡스 제품도 콜드 체인(cold chain) 방식의 운송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지에 불법 유통되는 제품들의 경우 이런 방식을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 형법 제151조에 따르면 국가가 수입 또는 수출을 금지한 희귀 식물 및 그 제품, 기타 상품 또는 물품 밀수자는 5년 이하의 유기 징역 또는 구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엄중한 사안의 경우 그 이상의 처벌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이처럼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불법 밀수 및 병행 수입은 범죄 행위로 세관 질서와 국가 조세 제도 교란, 국가 마약 관리 시스템 침해 등 소비자 이익과 공중보건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런 배경으로 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대한민국 식약처의 행정처분이 중국 현지 시장 내의 K-바이오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톡스 제품 수출 전반에 대한 시장 투명성 제고를 통해 제품 안전성과 해외 시장 안정화를 다지고 시장 수요에 걸맞은 건강한 생태계 확장은 궁극적으로 한·중 바이오 의료 비즈니스 활성화의 기틀 마련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제품 수급이 어려워 병행 수입과 밀수에 의존했던 ‘업계 관습’, 구시대적 운영이 지속된다면 현지 의료인은 물론 대대적 밀수 방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도 결코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시장 투명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수출국 파트너인 한국 정부에서 이를 등한시 한다면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통상 8~10년 이상이 걸리는 제품 임상을 어렵게 통과해 현지에서 공식 유통되는 K-브랜드 제품의 위상, 나아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한·중 비즈니스 관계가 뒷걸음치지 않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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