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손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짙어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손실액인 2조5000억원보다 5000억원 더 많아지면서 역대 최고치 기록이 유력한 상황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손해보험사의 일반 실손보험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적자에서 3이라는 숫자를 보는 건 쉽지 않으며 그만큼 적자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은 국민 3900만명이 가입해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상품이자 보험사들의 대표 적자 상품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실 규모는 2019년 말 2조3546억원, 2020년 2조3695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손해율도 계속 높아져 올해 상반기 기준 132.4%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가입자들한테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13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해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 1세대(2009년 9월 이전 판매)와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실손보험료를 내년에는 20% 이상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3500만여명 중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870만여명(25%),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1900만여명(55%)이다. 1세대 실손보험은 소비자의 자기부담금 비율이 0%로 아예 없고 2세대 실손보험은 본인이 낸 치료비의 10~20%로 낮아 누적 적자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3·4세대 실손보험은 20~30%로 비교적 자기부담금이 높고, 누적 데이터 등이 아직 부족해 보험료 인상 대상이 아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에도 1·2세대 실손보험 대해 20% 수준의 보험료 인상을 추진했으나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평균 10~12% 인상에 그쳤다.
보험사들의 실손보험료 두자릿수 인상 요구에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민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올해만큼 올리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