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석유공사, 정유사 등과 논의를 통해 조만간 비축유 방출 물량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물 대여 방식으로 정유사에 비축유를 제공한 후 정해진 기간이 되면 다시 원유를 현물로 되돌려받을 계획이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략 비축유 방출 요청에 따른 것이다.
올들어 원유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78.5달러로 올초 대비 64.8% 올랐다. 이에 미국은 대여 방식으로 비축유를 시중에 공급하면 원유 수요 감소와 시장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국제공조 요청에 따라 걸프전이 있었던 1991년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덮쳤던 2005년, 리비아 전쟁이 발발한 2011년 총 3차례 비축유 방출에 나선 바 있다. 한국은 1990년, 2005년, 2011년에 각각 494만배럴, 291만6000배럴, 346만5000배럴의 비축유를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에 방출했다.
당시 정부는 비축유 방출로 인한 ▲국내 수급상 혼란발생 가능성 ▲방출기간 중 석유공사의 방출능력과 정유사의 인수능력 ▲IEA 측 요구반영을 통한 국제적 위상 제고효과 ▲정유사별 인수 희망 물량 등을 고려해 비축유 방출 규모를 정했다.
정부는 9700만배럴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수입 없이 106일 동안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규모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과거 비축유 방출 규모 산정방식과 다른 국가의 물량을 고려해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축유 공동방출이 원유 가격 안정화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방출하기로 한 비축유는 5000만배럴이다. 2019년 기준 미국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이 2050만배럴인 점을 고려하면 2.5일치다. 일본이 방출할 국가비축유는 자국 내 수요의 1~2일치에 해당하는 420만배럴 규모로 알려졌다.
변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다. 미국의 증산 요청을 거부해온 OPEC+가 비축유 방출에 반발해 증산 계획을 늦추거나 증산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OPEC+는 다음달 초 회의를 열고 원유 증산 여부를 결정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며 석유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OPEC+는 지난 8월부터 생산량을 더 늘리지 않고 하루 40만배럴씩만 증산하는 기존 합의를 유지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2011년 비축유 방출 당시 유가가 배럴당 103달러였는데 유가가 하락하는 일시적 효과는 있었지만 지속되지 않았다"며 "현재 유가가 100달러대로 넘어간 것이 아니어서 방출 적기인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본적인 석유공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물량을 풀어도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