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견해에 대해 기준금리를 정치적으로 고려하는 건 옳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으로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지난해 3월 시작된 '제로(0) 금리' 시대가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연 1.00% 금리 수준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보는지.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성장과 물가 흐름에 비춰볼 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본다. 시중의 유동성을 보더라도 가계대출 규모가 줄었다고 하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다. 내년 성장과 물가 흐름을 감안했을 때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은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내년 1~2월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은.
▶시장에서는 내년 말 금리가 2%까지 오르는 것으로 평하고 있는 모양인데 기준금리 영향도 있지만 채권 수급 문제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소통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보며 1분기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 점진적이라는 표현을 쓴 건 올해 이어 연속적으로 금리를 안 올릴 것이라는 도식적 사고를 깨트리기 위함이다. 성장이 견조한 가운데 물가와 금융 불균형이 높은 수준을 이어간다면 1분기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정확한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2월에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는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정치 일정이나 총재 임기 등과 결부시켜서 이야기할 수 없다.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0.5%까지 낮췄다. 이후 경기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건 당연하다. 정상화 함에 있어서 경기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경기와 물가 상황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 정상화시켜나가고 있다. 최근 성장세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확대됐는데, 통화정책을 가만히 둘 경우 완화 정도는 더 커지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시그널에 비해 실제 가계대출 금리의 인상 빠르게 오르면서 단기간 이자 부담이 커졌다.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진 않나.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즉각적으론 신규 차입자에 높아진 금리가 적용되고 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걸로 예상한다.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75%에 이르고 있어 시차는 있겠지만, 기존 대출자에도 가계 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걸로 보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 제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물론 그런 효과도 있지만 우리 경제 전체로 봤을 때 제약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민간소비는 경제활동 정상화되고 재정 쪽에서 취약 가계에 지원 확대하는 등 확장적 재정운용으로 민간소비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정부는 집값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통화정책이 금융 건전성에 도움 된다고 보는 건가.
▶금융 불균형의 위험, 가계대출의 큰 폭 증가, 주택 가격 상승, 경제주체들의 위험 선호, 과다한 차입 통한 자산 투자 등 전반적 금융 불균형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누적돼 왔다. 이에 대응해 감독 당국에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왔고 최근에 이런 규제를 강도 높게 추진했다. 이에 따른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불균형은 상당부분 큰 폭 누적돼 왔으므로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성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거시건전성 정책에 더해서 통화정책이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정상화된다면 과도한 차입에 의한 수입 추구 행위가 줄어드는 등 금융 불균형 완화효과 뚜렷해질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를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에 우려에 대한 견해는.
▶3개월 전 전망치 2.1%를 대폭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배경은 최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점도 반영했다. 주요 전망 기관들은 대체로 내년 중 국제유가가 80달러 내외를 기록해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도 꽤 많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는 것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2%이상 상승한 소비자물가 품목 개수가 연초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해당 품목 중에서도 수요측 물가 압력을 나타내는 근원품목 비중도 상당히 높아졌다. 기대인플레이션도 2.7%로 상당폭 상승했다.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임금인상 등의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