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짧은 기간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를 경우 연체율 증가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지난 8월에도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0) 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렸다. 올해 기준금리는 총 0.50% 인상됐다.
이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성장과 물가 흐름에 비춰볼 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본다"며 "시중의 유동성을 보더라도 가계대출 규모가 줄었다고 하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통위는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게 맞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장세도 견조하고 물가 안정도 높고 또 금융 불균형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에 그런 걸 감안해서 정상화할 상황이 된다면 원론적으로 생각해 봐도 1분기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준금리 연속 인상으로 이자 부담 가중… 연 149만원 뛴다
다만 짧은 기간에 기준금리를 연속해 인상할 경우 연체율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두 차례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구 당 이자부담은 연 149만원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날(25일) '기준금리인상·물가불안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2008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자료를 이용해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계대출 금리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대출 금리가 가계대출 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준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각 1%포인트씩 오를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각각 1.13%포인트, 0.35%포인트 상승하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2%포인트, 0.06%포인트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 8월과 11월 기준금리 인상폭인 0.5%포인트를 반영하면 가계대출 금리는 0.5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경연은 또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2.4%)에서 2015∼2019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1.1%)을 차감한 기대인플레이션 1.3%포인트 상승을 적용할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0.46%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총 계산하면 1.03%포인트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가계대출 금리 인상을 반영하면 가계 이자부담이 연간 17조5000억원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를 지난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통계청 기준 1174만 가구)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이자부담액은 연 149만1000원 늘어난다. 아울러 이자부담에 따른 가계대출 연체액 증가분은 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0.5%포인트 상승은 이자부담이 연 9조6000억원 늘고 연체액은 1조7000억원의 연체액 증가를, 기대인플레이션율 1.3%포인트 상승은 7조9000억원의 이자부담 증가와 1조4000억원의 연체액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한경연 정책실장은 "저소득층이 금리인상에 대한 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라 짧은 기간 중에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할 경우 연체율 증가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며 양질의 민간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소득 증진이 긴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