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황을 맞은 게입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크래프톤
◆기사 게재 순서
(1) 팬데믹 위기에도 빛났던 ‘K-인더스트리’
(2) 코로나 뚫은 K-반도체, 韓 경제 버팀목 ‘우뚝’
(3) 다사다난 ‘K-배터리’, 위기 넘어 미래 준비 올인
(4) 글로벌 휩쓴 K-조선, 고부가 기술 빛났다
(5) ‘역대급 호황기’ 보낸 해운… 운임 연일 신기록
(6) 中감산·가격 인상… 펄펄 끓는 K-철강
(7) 정유 ‘유가 상승’·석화 ‘코로나 특수’로 반등 기지개
(8) K-전기차의 질주, 세계를 사로잡다
(9) 코로나에 우뚝 선 K-제약·바이오
(10) 훨훨 난 K-방산, 자주국방 새 이정표
(11) ‘수출효자’로 거듭난 K-게임, 글로벌 왕좌 재탈환 나선다


2년 동안 이어진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 상황으로 불황을 맞은 게입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수혜를 입었던 것도 잠시, 올 초 특정 유료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조작했다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휩싸이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이란 과제를 안게 됐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1년을 보낸 게임업계는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위상 달라진 K-게임… 2022년 매출 규모 ‘20조원’ 전망


2019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5조5750억원으로 전년보다 9.0% 성장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리니지W'. /사진제공=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5조5750억원으로, 전년보다 9.0% 성장했다. 콘진원은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가 2021년에는 18조2683억원, 2022년에는 19조9125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산업은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위상도 달라졌다. 2019년 게임 산업은 약 64억달러(약 7조6000억원)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전체 무역수지 흑자(389억달러)의 16.5%를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줄어드는 한국 게임의 점유율은 향후 과제다. 시장 규모와 해외 수출액 등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2019년 기준 한국 게임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0.1% 줄어든 6.2%로 ▲미국(20.1%) ▲중국(18.7%) ▲일본(11.8%) ▲영국(6.3%)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000년대와 비교하면 한국게임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2000년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게임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2005년 기준 한국게임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12%”라며 “온라인게임만 봤을 땐 점유율이 50%를 상회하던 때도 있었다. 사실상 한국 게임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낮아지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과금 유도하는 게임 이젠 질린다”… 새 수익모델로 낙점된 NFT


게임업계는 새 비즈니스모델(BM)를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컴투스 '서머너즈 워'. /사진제공=컴투스
이런 이유로 게임업계 역시 글로벌 유저를 확보하고자 새로운 플랫폼과 장르, 수익모델의 다변화를 두고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하지만 과열된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주로 채택해 온 P2W(Play to Win) 모델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새 비즈니스모델(BM) 모색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이 가운데 NFT를 기반으로 한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이 게임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를 대표하던 리니지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내재됐던 불만이 표출됐다”며 “게임업계의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등장한 NFT 기반 P2E 게임은 화두로 떠올랐다”고 귀띔했다.

NFT는 등기부등본과 같은 소유 증명문서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현황과 거래내역 등을 기록·저장한다. 주로 블록체인과 함께 언급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NFT를 발행하기 때문이다. 이론상 체인으로 연결된 각각의 블록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위조나 변조가 어렵다는 블록체인의 특징을 공유한다. 특히 디지털 자산의 경우 복제가 쉽다는 리스크를 안기 때문에 NFT는 P2E 게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범죄를 해결할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P2E 게임은 NFT와 함께 하는 개념은 아니다. NFT가 없어도 P2E 게임은 존재할 수 있어서다. P2E 게임 열풍을 이끈 로블록스(Roblox)가 대표적이다. 로블록스에선 게임을 통해 획득한 자체 가상화폐 로벅스(Robux)를 30% 비중으로 현금 환전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업계와 전문가들은 NFT가 향후 P2E 게임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봤다. 재화가 오가는 P2E 게임에서 NFT는 유저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주장이다.

김영진 청강대 교수는 “P2E 기반의 게임이 제대로 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게임 자체의 완성도 만큼이나 유저의 플레이를 통한 경제 활동과 그 성과를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 것이냐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블록체인 기술은 해킹이 불가하다는 보안상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향후 P2E 게임의 큰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기루 속 NFT, 구체화 목표… 플랫폼·장르 개발에도 집중



게임업계는 오는 2022년 이론에 그쳤던 NFT 기반 P2E 게임을 구체화해 수익모델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넷마블 '세븐나이츠2'. /사진제공=넷마블
업계는 오는 2022년 이론에 그쳤던 NFT 기반 P2E 게임을 구체화해 수익모델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선 위메이드가 8월 26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미르4’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 지난 12일 기준 동시접속자의 수 130만명을 기록했다. NFT 기반 P2E 게임의 가능성을 시장에 입증해 보였다.

위메이드 외 대부분의 게임사는 NFT 기반 P2E 게임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NFT에 기반이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과정은 이론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시스템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회계감사·내부관리 등의 제도를 갖춰야 했다. 급기야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인한 대부분 국내 게임사가 관련 사업에 손을 떼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2년은 NFT를 활용한 P2E 게임이나 고도화된 메타버스가 구축된 게임이 다수 출시될 것”이라며 “올해 게임업계가 언급한 NFT 기반 P2E 모델은 준비가 미흡했지만 내년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형태의 게임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이용자들의 욕구가 커진 수익모델을 비롯한 게임 플랫폼·장르의 다변화는 국내 게임사가 재도약할 기회로 보고 있다. 업계 역시 MMORPG 장르의 P2E 게임으로 편중된 국내 산업구조에 공감하고 수익모델뿐 아니라 새로운 장르 및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인 예로 펄어비스는 지난 8월 게임스컴 2021에서 처음 선보인 ‘도깨비’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Creature-collecting open world action-adventure)라는 새로운 장르로 해외 유저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펄어비스는 차세대 신형 게임엔진으로 현실과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화려한 오픈월드를 구현할 예정이다.

김영진 교수는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를 통해 게임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도전과 즐거움을 주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AI(인공지능)와 XR(확장현실) 환경이 접목된 다양한 장르가 창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