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국제 연료가격 인상 등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할 요인이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요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요금이 동결되면서 한전의 재무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한국전력공사는 20일 내년 1~3월분 연료비 조정단가를 키로와트시(kW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올해 4분기(10~12월)에 이어 kWh당 3.0원으로 책정됐다.
한전은 지난해 말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매 분기마다 석유,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등 연료 구매에 쓴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게 된다. kWh 당 최대 5원 한도에서 직전분기대비 3원까지 조정할 수 있다. 3원이 인상될 경우 월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매달 1050원가량을 더 부담해야 한다.
올 1분기에는 1kWh당 3원이 인하됐고 2·3분기에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동결했다. 4분기에는 LNG(액화천연가스)·유연탄·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 가격이 급등하자 3.0원 인상했다. 4분기 요금을 인상했으나 전기요금을 연간으로 보면 3원 내렸다가 다시 3원을 올리면서 변동폭이 '0'이 됐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 동안 평균 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직전 1년 동안 평균 연료비)를 차감한 변동연료비에 변환계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올 9~11월까지 유연탄, LNG, BC유의 무역통계가격에 따른 1분기 실적연료비는 ㎏당 467.12원으로 기준연료비 대비 61.6% 상승했다.
한전은 지난 16일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3원으로 올리는 안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정부가 이를 유보하면서 요금이 동결됐다. 한전 관계자는 "국제 연료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전기요금을 인상할 요인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국민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요금 유보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연료비 연동제 시행 유보로 인한 미조정액(29.1원/kWh)은 향후 요금 조정 시 총괄원가로 반영돼 정산될 예정이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한전의 실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전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조1298억원 기록했고 발전 자회사 실적을 뺀 자체적인 적자 규모를 4조3845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전이 전기를 구매하는 비용인 전력시장 도매가격(SMP)은 연료비 상승으로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평균 SMP는 kWh당 141.38원으로 전년동월 2배 이상 증가했다.
석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LNG 연료비 단가는 kWh당 145.78원으로 전년대비 121.4% 증가했다. 한전은 내년에 적용할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산정하고 있다며 국민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금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