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박민지(24·NH투자증권) 천하였다. 6승을 휩쓸며 한 시즌 역대 최다 상금을 갈아치웠고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박민지는 KLPGA투어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박민지는 뉴스1과의 신년 서면 인터뷰에서 "2021년은 제 인생 최고의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말도 안 될 만큼 폭발했고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났다"며 스스로도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시즌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박민지는 올해 시즌 2번째 대회였던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1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당시 박민지는 장하나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하며 5시즌 연속 트로피 수집에 성공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6월에도 셀트리온 퀸즈마스터즈와 제35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차례로 정상에 섰다. 박민지는 7월 대보하우스디 오픈까지 우승하며 전반기에만 6승을 신고, KLPGA투어 무대를 평정했다.
이렇게 잘 풀릴 것이라고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박민지는 "이전에는 안정적으로 플레이했을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공략, 한 타라도 더 줄이겠다고 마음 먹은 게 주요했다"며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과감한 플레이를 꼽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회에 대한 질문에 박민지는 "(우승한) 모든 경기들이 기억에 남아 딱 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후원사가 주최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후원사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민지는 스트로크 방식 대회가 이닌 매치플레이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조별리그 3연승을 거둔 박민지는 16강, 8강 등에서도 순항했다. 4강에서 지한솔을 넘은 박민지는 결승에서 박주영과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박민지는 "매치플레이를 좋아한다. 스트로크 경기 방식 보다 훨씬 재밌다고 생각한다. 매치플레이만 하면 신이 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반기 박민지의 기세를 감안하면 2007년 신지애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 기록(9승) 경신은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졌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워낙 뜨거웠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박민지는 "계속해서 대회를 치르다 보니 아무래도 체력적인 한계가 컸던 것 같다"며 "(처음으로 시즌 다승에 성공해) 기쁘고 좋았지만 컷탈락도 있었다. 아쉽지만 내년 시즌을 더욱 잘 준비할 수 있는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에는 실패했지만 박민지는 KLPGA투어 상금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 25개 대회에서 6승, 톱5 11번, 21개 대회 컷통과 등에 성공하며 총 15억2137만4313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한 해 상금 15억원을 돌파한 것은 박민지가 최초였다. 스스로에게 준 선물이 있냐는 질문에 박민지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박민지가 골프선수로서 성장하기까지 어머니의 뒷받침을 빼놓을 수 없다. 어머니 김옥화씨는 1984 LA 올림픽 핸드볼 은메달리스트로 박민지에게 뛰어난 운동신경을 물려줬고, 어린 시절부터 강하게 트레이닝 시켰다.
박민지는 "엄마가 없었다면 난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많은 조언을 해주셨지만 지금은 내가 하는 것들을 믿고 말 없이 지지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번 겨울 KLPGA투어에서 함께 활약하던 안나린과 최혜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좋은 성적으로 통과,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다. 박민지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당분간은 KLPGA투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2022년에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은 없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아직 자리 잡고 있어 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지가 100%가 될 때까지 KLPGA투어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1998년생 범띠 박민지에게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더욱 특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도전자였으나 이제는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됐다. 박민지는 이번 동계훈련에서 체력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 올해의 아쉬웠던 마무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지는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 때문에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체력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던 시즌이다. (이번 겨울) 체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박민지는 "2022시즌에는 갤러리가 있는 가운데서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해 많은 축하를 받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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