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결국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지 약 50일 만이다.
카카오는 류 대표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10일 공시했다. 카카오는 "당사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해 11월25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카카오의 차기 대표 내정자로 선임했다. 류 대표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상장 한 달만에 주식 총 44만주를 대량 매도하며 카카오의 리더십 개편엔 제동이 걸렸다.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이 집단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일은 전례가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 대표는 지난해 12월8일 시간외매매로 카카오페이 주식 23만주를 매각했다. 1주당 매각 대금은 20만4017원으로 총 매각 대금은 469억원이다.
류 대표를 따라 같은날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도 주식을 매각했다.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비판이 거세자 지난 4일 류 대표는 사내 간담회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류 대표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비난 여론은 이어졌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류 대표의 차기 카카오 대표 선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간담회가 경영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카카오페이 구성원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사후약방문식 간담회에 사과는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고 경영진의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