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보험금을 청구할 때 종이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종이 서류를 전자 서류로 대체하는 것을 가리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병원 간에 구축된 망을 사용해, 병원이 실손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전산으로 보험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 개선 권고를 하면서 시스템 도입이 추진되기 시작했지만 13년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의료정보전송 플랫폼 전문기업인 지앤넷과 제휴해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를 오픈했다.
‘실손보험 빠른 청구’는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우편이나 팩스로 보험사에 서류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페이퍼리스 서비스다. 제휴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 진료데이터가 연동되어 진료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종이서류를 발급받을 필요도 없다.
현재 120여개 병・의원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참여 병·의원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실손보험은 39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에서 종이서류를 따로 발급한 후 팩스, 이메일, 우편 등의 방법을 통해 보험사에 청구해야 한다. 물리적·시간적 비용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여전히 잦다.
의료계는 '의료기록 등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가장 큰 이유로 이를 반대해 왔다. 하지만 정부협의체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보다 불편함 해소의 바람이 더 크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후, 의료계는 협의체에 불참하는 등 외려 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이들 주장의 진실성은 의심을 받고 있다.
의료계가 이를 반대하는 실제 이유는 심평원 등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비급여 위주의 과잉 진료' 현황이 드러날 것을 염려한 데 따른 반응으로 분석된다.
지역 내 1·2차 병의원은 환자의 감소로 병·의원간 경쟁이 심화되고, 병원 경영에도 압박을 받는 등의 악순환이 지속됐다. 이에 일부 병의원들 사이에서 과잉 진료를 통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이미 환자의 병원비를 심평원을 통해 청구하면 보험사가 지급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실손청구 전산화는 보험계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오랫동안 바랐던 일이다. 3900만 가입자의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로 필요성이 제기된 2009년 이후 국회에서 14년째 공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