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관리 조치가 미흡한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삼표는 전문경영인 체제지만 오너의 지배력이 막강한 회사인 만큼 오너일가도 처벌 대상이 될 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에서 토사 붕괴 사고로 작업자 3명이 매몰돼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작업자 2명의 시신은 사고 첫날, 나머지 1명의 시신은 지난 2일 각각 수습됐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전치 6개월 이상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올 경우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3명의 사망자가 나온 삼표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된다. 사업장 규모 측면에서도 근로자 수가 930여명에 달해 중대재해법 적용 기준(50인 이상 사업장)에 부합한다.
고용부는 사고 직후 삼표산업 사업장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지난달 31일 경찰과 함께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현장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에서는 삼표산업이 아닌 삼표그룹 최고경영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노총 강원지부와 삼표지부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사고가 수차례 반복됐지만 그룹 경영책임자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며 “삼표그룹 최고경영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삼표산업의 지분 98.25%는 지주사인 ㈜삼표가 보유했으며 에스피네이처가 1.74%, 정도원 회장의 아들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0.01%를 가졌다. 지주사인 ㈜삼표의 지분 역시 정도원 회장이 65.99%, 정대현 사장이 11.34%를 보유했으며 에스피네이처가 19.43%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에스피네이처는 오너일가 지분이 100%인 회사로 정대현 사장이 71.95%의 최대주주이며 정도원 회장 4.66%, 장녀 정지선씨 9.62%, 차녀 정지윤씨 10.14%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베스트엔지니어링, 삼척이앤씨, 동양자원 등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흥명산업(69.03%), 대원그린(90%)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사실상 그룹 계열사 전반에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막강한 셈이다.
하지만 재계에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오너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대재해법은 재해가 발생한 개별 기업의 사업 총괄 권한을 가진 자(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정 회장 등은 삼표산업의 대표이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는 수사 대상 경영책임자는 사고 직후 입장문을 낸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이사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있다. 만약 고용부 조사에서 삼표산업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이 대표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에서 규정한 사업주·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했는 지 조사하고 있다”이라며 “대상을 특정하기 보다는 포괄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