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불면서 대출 자산이 증가한 데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이 급증한 결과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오는 8일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9일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10일 하나금융이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도 각각 오는 8일과 9일 실적 발표를 한다.
4대 금융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4조4349억원으로 추산된다.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2020년(10조8143억원)보다 33.5%(3조747억원) 급증한 수치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리딩금융 자리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4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KB금융의 순이익을 4조4535억원, 신한금융은 4조17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2804억원의 차이로 리딩금융의 성패가 엇갈리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지난해 하나금융은 3조3064억원, 우리금융은 2조5019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 대출금리는 치솟아… 예대금리차 2년4개월만에 최고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6개월만에 0.75%포인트 올리고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예대금리차가 급격히 벌어졌기 때문이다.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대출금리가 이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잔액 기준 총 수신금리(0.83%)와 총 대출금리(3.04%) 차이는 2.21%포인트로 2019년 8월 이후 2년4개월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이자이익을 크게 벌어들였다.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1~3분기 약 26조3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년보다 13% 불어난 수준이다.
이자장사로 돈벌어 성과급 잔치… 금융당국 "충당금 더 쌓아라"
이에 4대 은행은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급격히 벌어진 예대금리차를 둘러싸고 비난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권의 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다.금융당국 역시 은행권의 성과급 잔치를 곱게만 바라보지 않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을 종료하는 만큼 잠재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더 늘리라고 은행권에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 금융 지원책으로 5대 은행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미뤄 준 대출 원리금은 139조4494억원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회색 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하고 있다"며 경고를 이어가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역시 "위험이 현실화했을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대손충당금을 이미 충분히 쌓았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은 현재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있다"며 "일부에선 미국과 달리 국내 은행의 충당금 규모가 적다는 지적은 있지만 우리는 대손준비금까지 쌓고 있어서 이를 다 합치면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