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JCPOA) 복원을 위한 회담을 앞두고 하락했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96달러(2.15%) 하락한 배럴당 89.3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2.06% 하락한 90.78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9차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란은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에 독일을 더해 6개 국가와 핵합의를 체결했다. 국제사회가 대이란 경제 제재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이란은 핵 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도를 60%까지 올리는 등 핵 활동을 재개했다. 이는 핵 합의에서 제한한 3.67%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란은 EU 중재로 8차까지 실시된 미-이란 간접 협상에서 2015년 맺은 핵합의 원안 복귀를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더 엄격한 조건을 요구해왔다.
이란의 핵 합의가 복원되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려 글로벌 공급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미국 원유 생산량이 하루 77만배럴 증가한 1197만배럴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생산 증가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주변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한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점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안보 보장'을 제안하고 우크라이나 정세를 악화시키거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목표는 게임을 멈추고 긴장 고조를 예방하며 새로운 관점을 여는 것이었다"며 "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CMC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재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합의가 이뤄져도 당장 공급이 얼마나 발생할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다소 완화된 점이 공급 위험 측면에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