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업계에 따르면 WTO는 지난 8일(제네바시간)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의 WTO 협정 합치 여부를 다툰 분쟁에서 한국 정부의 승소를 판정하고 패널 보고서를 WTO 회원국에 회람했다.
세이프가드란 특정 물품의 수입이 늘어나 자국 산업에 중대한 손해가 있을 경우 그 품목의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말한다.
앞서 미국 월풀은 2017년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정용 대형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세이프가드를 청원했고, 미국 행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18년 2월부터 외산 세탁기 수입물량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세이프가드를 발효했다.
이 조치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종료됐어야 하지만 미국 행정부가 월풀의 연장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내년 2월까지로 기간이 늘었다.
한국은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WTO 협정에 불합치한다고 보고 2018년 5월 WTO에 제소했고 핵심쟁점 5개 모두에서 위법 판정을 얻어냈다.
5개 쟁점은 ▲수입증가 ▲국내산업 정의 ▲국내산업 피해 ▲수입증가와 국내산업 피해간 인과관계 ▲예견치 못한 전개다.
미국의 세탁기 수입 증가로 인한 피해가 WTO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조약 상 세이프가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조치의 적용과 보호대상인 산업 범위, 인과관계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다는 게 WTO의 판단이다.
미국이 이번 WTO 패널 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면 세이프가드 조치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WTO 패널 판정에 불복해 상소할 경우에는 현재의 분쟁 상태는 지속된다. 미국은 패널 보고서 회람일로부터 20일 후, 60일 이내에 상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세이프가드의 해제 혹은 지속 여부와는 별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내 사업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린 직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재빠르게 미국 내 공장 가동시기를 앞당겨 영향권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월풀보다 높은 세탁기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다만 이번 WTO의 판단은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가해지던 보호무역 주의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리스크가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