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엔 금융사의 한 해 포부가 담긴 단어들이 쏟아진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강점의 레벨업’을 밝혔고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승리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돌파성장’을 올해의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다.
20~30대로 대표되는 MZ세대의 신조어 창작에 버금가는 금융사 수장들의 단어조합 능력을 볼 때면 각 금융사의 미래가 머릿속에 펼쳐지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각 사의 포부는 제각각이지만 모두 2021년을 교훈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겠다고 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올해 핵심 사업 방향을 ‘백 투 베이직’으로 잡고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디지털손해보험사 출범 등 갈 길이 먼 카카오페이가 다시 한 번 시작을 알린 건 올 초 불거진 경영진의 ‘먹튀’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0일 류영준 당시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44만993주를 대량 매각했다. 이들은 1주당 5000원에 주식을 취득해 20만4017원에 매도하며 878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실패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에서 고생해 회사를 키운 직원들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크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 역시 보상 심리로 스톡옵션 매각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 하지만 괘씸죄가 적용된 건 이 같은 행태가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통상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팔면 시장은 이를 고점으로 해석한다. 이는 결국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상장 후 장중 25만원에 근접했던 주가는 최근 12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당시 일반 청약자 몫의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해 ‘주주 모시기’에 나섰던 터라 대내외 여론이 악화되고 주주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결국 경영진의 주식 매각 사과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면서 류영준 대표는 내정됐던 카카오 차기 대표에 이어 카카오페이 대표 자리에서도 스스로 물러났다.
주주 반발이 이어지자 지난달 카카오페이는 뒤늦게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신원근 신임 대표 내정자 등 회사에 남게 된 경영진은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게 골자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카카오 공동체’ 임원은 신규 상장 후 1년, 대표 이사는 2년간 보유 주식 매각이 금지된다. 하지만 방지책은 퇴직자를 제외하고 재직 임원에게만 적용돼 뒷북에 그것도 어설픈 대책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카카오페이가 잃은 건 시장의 신뢰뿐만 아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연간 45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로 272억원이 발생했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보상비용 등이 주요한 적자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약을 위한 날갯짓이 가져온 건 결국 거대한 태풍뿐, 상장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올 한해 스톡옵션 논란으로 금이 간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업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서비스에서의 사용자 경험 향상,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 확보, 핵심 서비스와 수익 사업의 연결고리 강화라는 3가지 핵심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의미 있는 후퇴일지 속 빈 다짐일지는 결국 카카오페이에게 달렸다. 말뿐인 금융사에겐 미래란 없다.
20~30대로 대표되는 MZ세대의 신조어 창작에 버금가는 금융사 수장들의 단어조합 능력을 볼 때면 각 금융사의 미래가 머릿속에 펼쳐지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각 사의 포부는 제각각이지만 모두 2021년을 교훈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겠다고 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올해 핵심 사업 방향을 ‘백 투 베이직’으로 잡고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디지털손해보험사 출범 등 갈 길이 먼 카카오페이가 다시 한 번 시작을 알린 건 올 초 불거진 경영진의 ‘먹튀’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0일 류영준 당시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44만993주를 대량 매각했다. 이들은 1주당 5000원에 주식을 취득해 20만4017원에 매도하며 878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실패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에서 고생해 회사를 키운 직원들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크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 역시 보상 심리로 스톡옵션 매각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 하지만 괘씸죄가 적용된 건 이 같은 행태가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통상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팔면 시장은 이를 고점으로 해석한다. 이는 결국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상장 후 장중 25만원에 근접했던 주가는 최근 12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당시 일반 청약자 몫의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해 ‘주주 모시기’에 나섰던 터라 대내외 여론이 악화되고 주주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결국 경영진의 주식 매각 사과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면서 류영준 대표는 내정됐던 카카오 차기 대표에 이어 카카오페이 대표 자리에서도 스스로 물러났다.
주주 반발이 이어지자 지난달 카카오페이는 뒤늦게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신원근 신임 대표 내정자 등 회사에 남게 된 경영진은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게 골자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카카오 공동체’ 임원은 신규 상장 후 1년, 대표 이사는 2년간 보유 주식 매각이 금지된다. 하지만 방지책은 퇴직자를 제외하고 재직 임원에게만 적용돼 뒷북에 그것도 어설픈 대책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카카오페이가 잃은 건 시장의 신뢰뿐만 아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연간 45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로 272억원이 발생했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보상비용 등이 주요한 적자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약을 위한 날갯짓이 가져온 건 결국 거대한 태풍뿐, 상장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올 한해 스톡옵션 논란으로 금이 간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업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서비스에서의 사용자 경험 향상,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 확보, 핵심 서비스와 수익 사업의 연결고리 강화라는 3가지 핵심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의미 있는 후퇴일지 속 빈 다짐일지는 결국 카카오페이에게 달렸다. 말뿐인 금융사에겐 미래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