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5일 니콜라 권씨(Nichola Gwon·39·사진)와 권순홍씨(40·사진) 부부를 만나 글로벌 인플루언서 성공 스토리에 대해 들었다. /사진=장동규 기자

글로벌 인플루언서 부부가 있다. 심지어 흔치 않은 국제커플이다. 미술 전공 웹툰 작가인 호주 출신의 니콜라 권씨(Nichola Gwon·39·사진)와 권순홍씨(40·사진). 2012년 결혼 이후 이들 부부가 운영해온 블로그 ‘마이 코리안 허즈번드’(My Korean Husband)는 누적 1000만뷰를 기록한 인기 웹툰으로 더 알려져 있다. 부부가 문화적 차이로 인해 겪게 된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을 웹툰으로 연재했다. 권씨 부부는 오늘도 펜을 들고 카메라를 켠다.
니콜라의 웹툰이 국제커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2017년 단행본으로 출판되자 이후 남편 권씨도 같은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국제커플·다문화가정의 일상생활과 이들이 겪는 문화적 차이, 니콜라의 한국사회 적응기 등을 영상으로 담았다. 권씨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팔로워 수를 합하면 수십만명에 달한다. 그는 현재 인플루언서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인플루언서 글로벌 협동조합’ 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한국 남자와 국제커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 SNS를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인플루언서로 성공하게 된 스토리와 노하우가 궁금해 지난 1월 25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부부의 자택을 찾았다.

국제커플 선입견 왜?

지난 1월 25일 니콜라 권씨(Nichola Gwon·39·사진)는 “한국 남자는 폭력적”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권순홍씨(40·사진) 제공.

니콜라는 주변에 권씨와의 결혼을 알린 당시 지인들이 “한국 남자는 폭력적”이라며 걱정했다고 회상했다. 가부장적인 한국 문화에서 남자는 여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편견도 있었다. 니콜라는 한국 남자, 특히 자신의 남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깨뜨리고자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웹툰은 위트도 넘치지만 사뭇 진지하다. 같은 입장의 많은 국제커플들이 니콜라의 생각에 공감했다. 한국인들도 새롭게 깨달은 문화적 차이에 고개를 끄덕여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 권씨는 “문화적 차이는 배타적인 게 아니라 재밌는 것”이라며 “웹툰 출간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우리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웹툰의 성공으로 부부는 EBS 다문화 다큐멘터리 ‘가족’에도 소개됐다. 타이틀은 ‘호주 새댁 니콜라의 한국 방문기’. 호주 시드니에서 온 니콜라는 경상도 작은 농촌마을에서 한국 문화를 처음 접했다. 이후 그녀는 권씨에게 시댁살이를 제안했다. 호주살이를 원했던 권씨는 니콜라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니콜라는 왜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싶어 했을까. 그는 “남편이 워킹홀리데이로 오랫동안 호주에 살아서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그때야말로 남편이 부모님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부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일종의 편견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이들이 한국에서 마주한 또 다른 선입견은 ‘러시아 여성’에 대한 것이었다. 어느 날 권씨는 아내와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는 대뜸 “어떻게 이렇게 예쁜 러시아 아내를 얻었느냐”고 물었다. 외국 여성은 러시아 출신이라고 단정하는 사고방식이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니콜라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동안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사람처럼 행동해라’ ‘한국적인 걸 배워라’고 조언했다”며 “하지만 지금껏 함께 했던 기존 문화를 버릴 수는 없었다. 두 문화는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유튜브는 전달하는 메시지의 형식뿐 아니라 내용도 다르다. 니콜라는 “짧은 형식의 웹툰을 통해 웃긴 장면들을 주로 다루고 유튜브 채널에선 이종문화에 대해 다소 심도 있게 대화한다”고 말했다. 웹툰이 부부의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면 유튜브는 두 아이를 포함한 가족에 포커스를 맞췄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의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한다. 다문화가족의 이야기나 한국 생활에 대한 질문이 대다수다. 최근에는 이중언어(Bilingual)가 화제다. 니콜라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한국어와 영어 모두 습득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 교수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명확하고 꾸준해라”

지난 1월 25일 권순홍씨(40·사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문화가족의 좋은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사진=장동규 기자.

두 사람은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운영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의 다문화가정 가운데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단체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후원을 받아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가족에 후원금 등을 전달하고 그들의 권익을 대변한다. 권씨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문화가족의 좋은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며 “이러한 활동이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로 성공하는 노하우에 대해서도 물었다. 권씨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꾸준하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방적인 태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