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대역을 둘러싸고 쟁탈전을 벌여온 통신 3사가 이번에는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전쟁에 돌입했다. 정부가 최근 3.5㎓(기가헤르츠) 대역 5G 주파수 20㎒(메가헤르츠) 폭을 추가 경매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넓은 주파수 대역이 통신서비스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통신 3사의 셈법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통신 3사의 신경전이 과열되면서 정부마저 당초 계획인 2월 경매 추진마저 미룬 상황이다. 5G 주파수 추가 경매가 통신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전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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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통신 3사, 5G 주파수 밥그릇 싸움… LGU+ 단독입찰 문제없나 ② “우리도 더 줘” SKT 역제안에 통신 3사 주파수 전쟁 ‘2차전’ ③ 5G 주파수에 사활 건 통신 3사, 투자는 ‘제자리 걸음’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을 둘러싼 국내 통신 3사의 양보 없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추가 할당을 결정한 3.5㎓(기가헤르츠) 대역 5G 주파수 20㎒(메가헤르츠) 폭(3.4㎓~3.42㎓)은 비용 문제로 인해 LG유플러스의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이다. SK텔레콤(SKT)과 KT가 이번 추가 할당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당 경매 방식을 두고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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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주파수 분쟁’…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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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와 KT가 지난 2018년 5G 주파수 경매에서 각각 100㎒씩 차지했고 LG유플러스는 80㎒만 확보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주파수는 신호가 이동하는 통로다. 대역은 통로의 폭을 의미하는데 이는 고속도로 차선과 같다. 20㎒ 폭만큼 추가 할당을 받으면 신호 이동 통로가 확장돼 통신 환경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현재 통신 3사는 주로 소비자들이 쓰는 5G 휴대폰 주파수로 3.5㎓ 대역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쟁점으로 떠오른 경매 대상 주파수는 2018년 6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앞서 진행된 3.5㎓ 대역대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제외된 부분이다. 당시 SKT와 KT가 각각 100㎒씩 차지했고 LG유플러스는 80㎒만 확보했다.
전체 300㎒ 폭이 3사에 100㎒씩 균등 배분되지 않은 것은 일부 대역이 국가 보안과 관련된 주파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G유플러스가 할당받은 대역과 인접한 20㎒가 경매 대상에서 빠졌다. 이후 주파수 클리어링(주파수 확보 및 간섭 우려 해소)이 완료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5G 주파수 20㎒ 폭(3.40~3.42㎓)에 대한 추가 할당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가 같은 해 7월 해당 대역에 대한 추가 할당 경매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경쟁자인 SKT와 KT는 LG유플러스에 대한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SKT와 KT가 해당 대역을 사용하기 위해선 기존 5G 주파수와 새로 할당받은 주파수를 묶어서 쓰는 CA(주파수 집성기술)가 필요한 데 장비 개발 등에 드는 비용이 수 조원에 이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기존 사용 주파수와 연동만 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SKT와 KT가 비용 문제로 인해 경매 참여가 쉽지 않아 이번 추가할당 대상 주파수는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SKT와 KT는 LG유플러스가 2018년 첫 5G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스스로 80㎒ 폭만 가져갔으므로 추가 할당 자체가 특혜라고 주장한다. 당시 경매에서 SKT와 KT는 적게는 8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2000억원까지 비용을 들여 주파수 대역을 각각 100㎒씩 확보했고 LG유플러스는 80㎒만 받았다. 공정한 경매과정을 거쳐 대역을 확보한 SKT와 KT에 비해 LG유플러스는 단독 입찰로 손쉽게 대역을 확보한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정부가 이미 2018년 경매 때 추가 할당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를 통신 3사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당시 할당받은 대역이 지닌 시장가치를 전부 지불 했다는 입장이다. 전체 할당대상 주파수 중 이번에 할당되는 20㎒ 폭 바로 옆인 현재 대역을 선택하는 조건으로 351억원을 위치경매비용으로 지불해 20㎒ 폭의 미래활용 가능성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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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논란… 9년 전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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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와 KT는 LG유플러스가 2013년 경매 때와 입장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사진=뉴스1 SKT와 KT는 LG유플러스가 2013년 경매 때와 입장이 달라졌다고 지적한다. LG유플러스가 그해 8월 KT 인접 대역이 주파수 매물로 나왔을 때 특혜 시비를 제기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SKT에 따르면 KT가 당시 1.8㎓ 대역 LTE(4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15㎒ 폭을 할당받았는데, 해당 구간이 KT와 맞닿아 있어 LG유플러스가 이를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당시 인접하지 않은 대역에서 전국망과 보조망을 20㎒ 폭씩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SKT·KT와 마찬가지로 CA가 필요했다.
당시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해 2013년 주파수 경매 시 특혜 차단을 위한 할당조건을 내걸었다. KT가 기존 서비스 상용구간의 인접 대역을 확보해 광대역망을 구축하면 공정경쟁을 보완하기 위해 할당 후부터 수도권, 6개월 후 광역시, 1년 후 전국 등 서비스 지역과 시기를 제한하는 강력한 조건이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13년 경매는 KT가 독보적 사업자로서 해당 대역마저 가져가면 통신사 간 차이가 현격하게 발생하는 상황이었다”며 “다른 사업자들이 장비개발 등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20㎒ 경매를 LG유플러스가 낙찰받으면 3사가 똑같이 100㎒를 확보하게 된다”며 “통신 3사 인프라가 비슷해지면 결국 통화 품질뿐만 아니라 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고객 편의가 증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SKT는 “당시 특혜로 KT를 비판했던 LG유플러스가 비슷한 상황에서 지금은 ‘소비자 편익’을 내세워 쉽게 주파수를 가져가려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LG유플러스 고객만 기존 5G 스마트폰과 장비를 통해 즉시 이용 가능하다”며 “이는 자사 이기주의이며 향후 추가 투자 대신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돼 국민 편익과 거리가 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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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LG유플러스 단독 입찰에 공정성 확보 고심… 전문가들 “새로운 가치선정 방식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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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에서 최저경매가격 산정을 두고 고민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에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저경매가격 산정이 관건이다. LG유플러스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에서 최저경매가격이 곧 최종 낙찰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4일 공개 토론회에서 2018년 첫 5G 주파수 할당경매 당시 낙찰가(1단계 총량경매) 평균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1355억원에 ‘주파수 가치상승 요인’을 추가로 반영해 산정하겠다고 전했다. 할당 조건도 앞선 토론회에서 발표한 것 이외에 추가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업계와 연구반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 수준에서 할당 조건을 부과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정부가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때 제외된 20㎒ 폭의 추후 경매를 약속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과기부는 2018년 5G 주파수 경매에서 제외된 20㎒ 폭은 간섭 우려가 해소된 후 할당하겠다고 통신 3사에 문서로 통보했다”면서 “과기부는 전문가 연구반을 15차례 이상 운영하며 주파수 할당 가능 여부를 검토한 후 5G 추가 할당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가치상승 요인 산정에 따라 과기정통부와 LG유플러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경매 진행 방식에 대해 우려했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지난 4일 공개 토론회에서 “(이번 주파수 추가할당 방식에) 경매가 적정한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경쟁요소가 낮아 경매 방식이 최적의 경제적 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오병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인접된 주파수 자원 할당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쟁에 의한 할당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새로운 가치산정과 할당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