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현대차


토요타가 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글로벌 수소 모빌리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산업 생태계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기술 우위를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수요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요타는 지난 7월 다임러트럭, 볼보그룹과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 '셀센트릭(Cellcentric)' 지분 참여를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완료되면 세 회사는 셀센트릭 지분을 각각 33.3%씩 보유하게 된다.



셀센트릭은 2021년 다임러트럭과 볼보그룹이 각각 50%씩 출자해 공동 설립한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업으로 대형 트럭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토요타는 해당 계약에 따라 셀·소재·스택 등 연료전지 핵심 기술을 셀센트릭에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대형 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과 양산 확대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운송 분야에서는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디젤 상용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소전기트럭은 중·장거리 운송 시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측면에서 배터리전기트럭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주요국들도 수소상용차를 수송 부문 탈탄소화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관련 정책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1차 시범도시군 기간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 지역에 약 85억위안(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성과 연계형 지원 재원을 마련했으며 연료비 지원과 통행료 감면 등의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수소전기차 누적 약 4만대와 수소충전소 574개소를 보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에는 수소 종합 응용 시범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만대 보급 목표를 발표했다. 대형 트럭과 장거리 물류 중심의 수소 고속도로 구축을 축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소 수요를 동시에 창출해 2030년까지 최종 수소 판매가격을 ㎏당 25위안(약 3.62달러)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일본은 동서 주요 간선 노선에 향후 10년간 1500대 규모의 수소상용차를 집중 투입하는 '수소 대동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노선에서 연간 7500톤 규모의 수소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현대차


한국은 현대차를 필두로 수소상용차 기술 개발과 실증 운행을 진행해왔다. 현대차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양산, 독일·프랑스·미국 등 글로벌 물류 현장에 투입했다. 지난 7월 기준 누적 주행거리 2700만㎞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 주도의 '수소 물류회랑'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물류 축에 수소 물류회랑을 조성하고 차량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연계해 대형 수소화물차 수요를 늘리고 안정적인 운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소화물차의 총소유비용(TCO)을 낮추기 위해 연료 보조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 기존 지원을 확대하고 화주와 운송사업자의 친환경차 전환을 유도할 추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정책적 기반이 마련될 경우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2.7%가 버스·화물차·특수차 등 상용차에서 발생하는 만큼 수소상용차 보급 확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상용차 시장을 대표하는 다임러트럭·볼보그룹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토요타의 협력은 수소상용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도 국내 수요와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