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는 22일 현 한일관계에 대해 "참 아쉬움이 많다"며 "양국 간 미래를 위한 대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과거사 문제, 이와 관련한 법원 판결, 한일 간 무역갈등 문제는 장기적 한일관계 미래를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이견이 있는 부분은 이견이 있는 대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이 필요한 부분대로 양국 정치 지도자들이 앞으로의 역사와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간담회는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의 날'이었지만 교도통신과 요미우리 등 일본 매체 기자들은 CPTT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나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지' 등에 대해 질문할 뿐 독도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김 총리는 과거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와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의 '이상화-고다이라'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 다음 세대들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 때문에 양국 국민 사이를 벌려놔서는 안 될 것"이라며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하야시 외무상이 있을 때 막혔던 한일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CPTTP 가입 추진 과정에서 '일본 농산물 수입규제 해제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CPTTP 가입을 하려는 정부 의지는 분명하다"면서도 "개별국가별로 서로 양해해야 할 품목이나 수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해당사자 설득과 일본 정부의 기대수준에 따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북관계에 있어선 "북한 최고 지도자가 국제사회에 나와 여러 차례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남북 간 수시로 정상회담이 있었다는 건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종전선언과 관련, "한반도 교착상태를 풀고 여러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좋은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그 여건 조성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7차례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질문에는 "특히 탄도미사일, 중거리미사일 발사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못 박으며 "우리 정부는 강한 유감과 이런 방식으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현실적·물리적으로 대선과 다음 정권을 준비하는 시기를 고려한다면 우리 정부와 대화를 계속하기에 적은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자들로부터 어떤 형태의 신호라도 온다면 정상회담을 포함해 각급 대화를 늘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피로 맺은 동맹"이라고 정의했다. 김 총리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문재인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에) 네거티브 했다거나 피하려고 했다는 것은 적절한 평가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 총리는 "남북관계,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북한 정권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군사문제에 우리가 조심스러웠던 건 사실"이라면서 "그동안에도 (한미는) 연석, 시뮬레이션 '워 게임(War game)' 등 여러 가지 양국 군사 지도자들 간에 합동연습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올해 수교 30주년 되는 이웃 나라"이며 "한국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때로 일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앞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내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한중 교류가 사실상 막혀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전쟁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선 "재외국민 및 우리 기업의 안전 문제에 최우선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에너지 등 공급망 차질과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정책은 코로나19 방역과 검찰개혁이 질문으로 나왔다.
김 총리는 방역 상황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은 사망자를 기록하며 방역과 민생 경제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해왔고 비교적 지켜내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이 결국 엔데믹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질병청 등에 시나리오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많은 전문가들은 3월 중순경에 오미크론 최대 발산, 이른바 꼭짓점을 이루는 것이 아니냐고 하고 그 이후부터 서서히 확진자와 위험요인이 조금씩 줄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그 흐름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검찰개혁 문제는 100점 만점에 몇 점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점수를 조금 후하게 주고 싶지만 오랫동안 검찰 권력이 너무 센 탓인지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을 못 하는 것 같다"며 "굳이 따지자면 70점 정도"라고 답했다.
김 총리는 이날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과거 박정희·전두환 등 권위주의 정권과 싸울 때 국내 언론이 통제돼 있어 우리의 민주화된 열망을 국제사회에 알려준 것은 바로 외신기자분들"이라며 "한국이 이룬 많은 성취는 여러분과 국제사회 도움으로 여기까지 온 것도 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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