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수정관실)이 폐지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수정관실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해 왔던 곳으로 총장 권력의 원천이었다. 검찰권력의 오남용을 견제하는 마지막 숙제가 수정관실 폐지로 귀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정보 수집이나 분석, 활용에 제동에 걸리는 만큼 수사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22일 검찰 수정관실을 정보관리담당관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23일까지 입법예고했다.
◇ 수정관실→정보담당관실로 축소…달라지는 점은?
수정관실이 정보담당관실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바뀌는 점은 '권한 축소'다. 지금까지 수정관실은 수사 정보 수집·관리·분석·검증·평가 등을 모두 담당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집·관리·분석은 정보관리담당관이, 검증·평가는 분리해 가칭 '수사정보검증위원회'가 맡는다.
위원회는 추후 대검 예규 개정을 거쳐 신설되며, 대검 부장과 인권수사자문관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위원회에 외부인사를 포함시키는 안은 논란 끝에 무산됐다. 외부인사가 들어갈 경우 보안이 생명인 수사정보가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집 가능 정보의 범위도 줄어든다. 현재는 부정부패와 경제사범, 공공수사 외에 언론에 보도된 범죄 등 상대적으로 폭넓은 정보 수집·검증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관련 정보로 한정된다.
◇ "정보활동, 직접 수사에 중요…수사력 축소"
이같은 개편은 대검의 정보수집에 '이중 족쇄'를 채우는 셈이어서 검찰 내에서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도 사실 대검에서 제대로 된 정보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도 정보활동이 많이 위축돼 있는데 앞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활동은 직접수사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며 "정보 검증을 맡게될 위원회에서 수사 관련 정보의 보안이 잘 지켜지도록 해야하고, 그러려면 검찰 내부에 정말 믿을만한 사람으로 위원을 구성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검증하는 위원회를 따로 두면 정보 보안이 지켜질지 의문이고 그러다보면 수사에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생성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직접수사에 필요한 정보 생성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다.
그는 또 "국민적 관심이 크거나 대형 사건의 경우 특히 대검의 기민한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판단을 위한 검토를 담당하는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위축되면 검찰 전체의 정보와 지식, 축적되는 수사 노하우의 순환 고리를 끊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개혁을 대선 전에 마무리하기 위해 서두른다는 비판도 나왔다. 입법예고 기간이 단 이틀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24일 차관회의를 거쳐 3월2일 국무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검 간부는 "통상 입법예고는 40일을 두는데 대선 전에 마무리하려고 계속 예외규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건은 대검찰청 운영에 관한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하루 입법예고가 무리하다고 보지 않으며 논의의 과정과 배경, 순서, 속도를 보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 文정부 들어 정보조직 축소 계속돼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의 정보조직은 계속 축소돼 왔다.
수정관실의 전신은 1999년 대검에 별도 설치된 범죄정보기획관실이다. 2017년 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후 범죄정보기획관실 개편 작업에 들어가 2018년 초 '수사정보정책관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주요인물 동향정보 수집기능을 없애 범죄정보 분석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인원도 대폭 줄였다.
2020년 9월에는 차장검사급이 보임되던 수사정보정책관실을 폐지하고, 부장검사급 2명이 있던 산하 수사정보담당관도 1개로 줄였다.
수정관실은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당시 판사 사찰 논란과 고발사주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잇따른 논란으로 수정관실이 검찰총장의 조직장악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까지 수사정보담당관이었던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윤 전 총장과 함께 입건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부터 대검 정보조직 폐지를 추진했지만 대검이 폐지에 반대하면서 조직을 축소 개편하는 것으로 절충됐다. 박 장관은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해 9월 수사정보정책관실 폐지를 꺼냈고, 같은해 12월 말 법무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 개혁 사례를 들며 "향후 검찰개혁과 관련해 수정관실을 폐지하고 그 기능과 역할을 다시 설계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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