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푸드코트에서 직원이 '60세 미만 방역패스 제외' 안내문을 설치하고 있다. 전날 대구지법은 대구시민 300여명이 '식당·카페 등에 대한 방역패스를 정지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효력을 일시 정지하라"며 시민의 손을 들어줬다. 2022.2.2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도입된 정부의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조치에 법원이 연이어 제동을 걸면서 방역패스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각 지자체를 상대로 방역패스 중단을 요구하는 추가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방역패스를 둘러싼 향후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차경환)는 지난 23일 청소년이 아닌 성인에 대한 식당·카페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전국 처음으로 내렸다.

재판부는 대구에서 Δ60세 미만 성인 대상 식당·카페 방역패스 Δ12~18세 청소년 방역패스 효력을 본안소송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신청이 여럿 있었지만 성인에 대한 식당·카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연령별 중증화율과 사망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본생활 영위에 필수적 이용시설인 식당·카페 이용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은 주로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법원의 인용 범위가 더 확대되는 추세다.


그동안 청소년 방역패스는 서울과 경기, 대전, 인천, 충북 등 일부 지역에서 효력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달에는 전국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서울의 전체 면적 3000㎡ 이상의 상점·마트·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이 중단됐다.

이후 정부는 전국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박물관·미술관·과학관, 백화점·대형마트, 학원, 영화관·공연장 등 일부시설을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에서 배제했다.

법조계에선 방역 상황이 코로나19 초기에 비해 달라진 만큼 법원이 방역패스에 제동을 거는 결정이 더 늘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의료법 전문인 이동찬 변호사는 "법원이 선행사건을 판단한 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역패스의 공익적 필요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방역패스 중단 결정을 내리는 법원 판단이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본적으로 방역패스는 일부 사람들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처분이라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선 공익적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기본권을 제한하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방역패스 효과가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문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의 대외협력위원장 황다연 변호사는 "규제는 사회적 필요성에 맞춰 적용이 돼야 하는데, 바이러스 치명률이나 위험도가 달라진다면 판단 기준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달라진 상황에서 인권침해가 덜한 쪽으로 규제도 유연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대구지법 재판부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코로나19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방역패스로 얻는 공익보다는 미접종자가 입는 불이익 정도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미크론형 감염의 확산세는 크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오히려 감소했고 중증화 또는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주로 방역당국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60세 이상 확진자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먹는 체료제인 팍스로비드가 도입돼 미접종자를 포함한 확진자의 중증화·사망을 막기 위한 수단이 마련됐고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시작돼 자율적으로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대사회에서 식당·카페는 단순히 식음료를 섭취하는 공간적인 의미를 넘어 일상 사교나 영업적 목적 등 사회생활 영위를 위한 필수 이용시설"이라며 "미접종자 경우 다른 사람과 함께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없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강제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근 역학조사 방식 변경으로 식당·카페 이용 시 QR·안심콜·수기명부를 의무적으로 작성하지 않게 됐는데도 방역패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과연 유용한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역패스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채널 '양대림연구소' 운영자 고3 양대림 군(19) 등 시민 1594명은 이날 서울, 경기, 인천, 울산 등 6개 지자체를 상대로 방역패스를 포함한 방역지침 집행정지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양대림연구소는 정부의 방역패스 지침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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