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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A씨(67)는 2020년 1월 술에 취해 집 안에 있던 문을 부수고 배우자 B씨를 폭행해 법원에서 접근금지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 결정을 따를 A씨가 아니었다. 그해 3월 9일 새벽. 여느 때처럼 술을 마시던 A씨는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둘째 아들에게 "안 나오나? 다 부셔 버린다. 그리고 나는 죽는다"면서 소리를 지르고 방문을 걷어차는 등 행패를 부렸다.

보다 못한 아내의 신고에 경찰이 출동했다. A씨는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왜 신고하느냐"며 역정을 냈고 경찰관들은 부인과 둘째 아들을 임시숙소로 가게 했다.


A씨는 경찰이 찾아오고 아내와 둘째 아들이 집에서 나가자 더욱더 화가 났다. 그러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렀다. 라이터로 집 안에 있던 물건에 불을 붙였는데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불이 집 전체로 옮겨붙어 영문도 모른 채 자고 있던 큰아들이 사망했다. 술에 취해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결과는 아들의 죽음이었다.

A씨는 그 전에도 술만 먹으면 사고를 냈다. 2016년에는 음주측정거부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고 2019년에는 폭행 사건으로 자신을 입건했다며 경찰서 지구대를 찾아가 소란을 피웠다. 2020년 2월에도 술에 취해 "휘발유로 불지르겠다"며 경찰서 지구대에서 욕설을 퍼붓고 난동을 부렸다.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리는 A씨에게 가족도 질린 상태였다. 가족은 건조물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화로 고귀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누범기간 중이었는데도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니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며 12년형을 선고했다.

A씨와 검사의 항소에도 2심은 지난해 12월 원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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