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을 계기로 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유엔 안보리는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5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긴급특별총회'(General Assembly-Emergency special session)를 소집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 25일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 표결에서 러시아가 '거부권'(비토)을 행사해 채택이 불발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예고된 결과라는 평가다. 안보리 차원의 결의안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중 한 국가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15개 상임·비상임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같은 시스템상 '우크라이나 사태' 당사국인 러시아가 자신들을 겨냥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긴급특별총회'는 이러한 안보리의 '허점'을 보완하고자 만든 시스템이다.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에 따른 안보리 작동 불능시 총회가 대안 역할을 하기 위한 일종의 예외장치인 것이다.
이 회의 방식은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11월 채택된 '평화를 위한 단결 결의'(Uniting for Peace)에서 유래한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구(舊)소련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긴급특별총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15개 안보리 회원국 중 9개국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지난 25일 결의안 관련 러시아는 거부권을, 중국과 인도, 아랍에미리트(UAE)는 '기권' 의사를 표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오고 나머지 국가가 '찬성'할 경우 긴급특별총회는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목소리를 모은 '러시아 규탄 결의안'은 유엔총회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총회에서는 채택 여부 판정 시 '찬성'과 '반대'만 산정하고 '기권'은 제외된다.
하지만 안보리 결의와 달리 유엔총회 차원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도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규탄'이라는 정치적 상징성 외에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다.
결국 강대국이자 '핵보유국'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안보리 차원에서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일련의 현실은 '안보리 무용론'이 나오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에도 안보리 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결국 유엔총회에서 강제성이 없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다만 이는 이번처럼 긴급특별총회를 거친 게 아닌 당시 진행 중이던 제68차 정기총회를 계기로 표결이 진행된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안보리가 구성된 계기가 5개의 가장 힘 있는 국가가 서로 협력해서 힘을 이용해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영토를 확장하던 1, 2차 세계대전 형태의 전쟁을 그만하자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다시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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