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1기 해군·해병대 학사사관 수료 및 임관식에서 신임장교들이 경례하고있다. (해군 제공) 2021.12.1/뉴스1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사관학교가 생도 선발 과정에서 군부대로부터 지원자들의 신원조회를 의뢰하고, 이를 근거로 전과가 있는 지원자를 불합격 처리한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해군사관학교 지원자 A씨가 해군사관학교장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해 7월 1차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9월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등으로 구성된 2차 시험에 응시했다.


해군사관학교는 같은해 9월 군사안보지원부대에 A씨를 포함한 2차시험 지원자들에 대해 신원조사를 의뢰했고, 10월 초 결과를 회신받았다.

신원조사 결과 A씨는 2회에 걸친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과 무면허운전(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군사관학교 선발업무 추진위원회는 A씨를 불합격하기로 의결했고 A씨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불합격 처분의 기초가 된 신원조사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해군사관학교를 상대로 불합격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해군사관학교의 신원조사가 형 실효 등에 관한 법률(형실효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형실효법에선 신원조사를 하는 경우와 사관생도 입학 등에 필요한 경우를 구분하고 있는데, 해군사관학교 측에선 국가정보원법에 따른 보안업무규정을 근거로 군사안보지원부대에 A씨에 대한 신원조사를 의뢰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해군사관학교 내부 선발예규는 2차 시험 통과자에 대해서만 신원조회를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2차 시험 지원자 전원에 대해 신원조회를 의뢰했기 때문에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2심 재판부도 해군사관학교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A씨의 손을 들어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수사자료를 관리하는 기관은 범죄경력 자료 등의 요청을 받았을 경우, 사관생도의 선발·입학에 필요한 경우인 것이 명백할 때엔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해군사관학교가 A씨에 대한 기소유예 전력 등에 대한 자료를 받은 이상, 신원조사의 실시 범위 등은 불합격 처분의 적법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해군사관학교가 2차 시험 지원자 전원에 대해 신원조회한 부분은 선발예규를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선발예규는 효력이 인정되기 어려운 사무처리지침에 불과하므로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신원조사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군사관학교가 기소유예 등 전력의 존재 자체만으로 불합격 처분을 한 것이 아니라, 기소유예와 소년보호 처분이 사관학교 지원일로부터 모두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내에 이뤄졌다는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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