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뉴스1) 박기호 기자,조현기 기자 = 과거 울진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산불 진화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했던 도화동산이 다시 잿더미가 됐다. 산불의 아픔을 이겨내자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곳이 20년 만에 쑥대밭이 되자 주민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찾은 경북 울진군 북면 고포리 도화동산. 이곳은 7월부터 9월까지 백일홍이 붉게 만개할 때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지난 2005년에는 울진군을 경북 가꾸기 사업평가에서 최우수 자치단체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울진 산불이 지나간 도화동산 일대는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도화동산 역시 울진 산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도화동산은 과거 대형 산불 진화를 기념하고자 만든 곳이다. 울진군은 지난 2000년 4월 12월 강원도에서 발생해 2만6794ha(헥타르)의 피해를 입힌 사상 최대의 동해안 산불을 민·관·군이 합심해 진화한 것을 기념하고자 2002년 1월 이곳을 조성했다. 당시 산불 피해 지역인 북면 고포리 지역에 경북도화인 백일홍을 심었다. 울진군은 울진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2006년에는 정비 사업을 했고 조형물도 설치했다. 도화동산은 경북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홍보를 하는데도 톡톡히 기여하기도 했다.
울진군의 자랑거리 중 한 곳인 도화동산마저 처참하게 파괴되자 지역 주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화재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장면으로도 꼽힌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피해 지역을 가꿔왔는데 한순간에 다시 잿더미가 됐다.
울진에 거주하는 A씨는 "도화동산은 저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자주 가는 곳"이라며 "불이 났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심란하다"고 말했다.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진화가 되지 않고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울진지역의 산림 피해 면적은 지난 8일보다 250ha 늘어난 1만867ha, 주택 285채 등 건물 피해도 추가돼 현재까지 410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소방당국의 공세적인 진화작전으로 75%의 진화율(9일 오후 5시 기준)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아직 불길이 거세다. 이미 불길이 한번이라도 지나간 곳은 쑥대밭이 되고 있다. 게다가 울진 응봉산 구역은 여전히 진화에 난황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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