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지방노동청 청사 입구에 피켓과 스티커를 부착한 행위는 청사의 미관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 A씨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8년 권혁태 전 서울지방노동청장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 취임하자 대구노동청 앞에서 여러 차례 집회를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권 전 청장이 서울노동청장 당시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을 허용하는 등 '삼성 봐주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권 전 청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을 은폐한 혐의로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지만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권 전 청장이 대구노동청장으로 취임한 시기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을 당시로 무죄 판결을 받기 전이었다.
A씨 등은 2018년 8월부터 대구노동청 앞에서 권 전 청장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한 뒤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과 스티커를 수백개씩 청사 유리문 등에 부착했다.
아울러 청사 앞 보도블록에 사퇴를 촉구하는 낙서를 하거나 청장실 점거농성 과정에서 청장실 벽면과 기둥에도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했다.
A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피켓과 스티커를 부착한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청사 건물의 효용을 해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 등의 행위가 공무서인 노동청 청사의 효용을 해하는 것에 해당한다"며 "스티커 부착 행위는 청사의 미관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집회 주최자인 A씨에 대해 "단체의 의사를 표현하고 요구사항을 주장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청사건물을 손상하는 방법을 이용하게 한 것은 수단의 적정성을 위반한 것"이라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른 민주노총 간부들도 집행유예형 및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청사 앞 보도블록에 낙서를 한 행위에 대해선 "보도블록의 효용을 해하는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이후 검찰 측과 민주노총 측 모두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양측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지만, 대법원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용물건손상죄에서 손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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