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안퍼스 코리아 의료 관계자가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고려대 의료원 관계자를 비롯한 참가자들에게 감염병 재난 상황에 대비한 긴급모듈병원 운영 교육을 하고 있다. 2022.2.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김규빈 기자,강승지 기자,이형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정책 전반에 걸친 대대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2년 넘게 코로나19 파도를 넘고 있어 구성원들이 지칠대로 지친 보건 분야는 정책에 많은 변화와 개선이 요구되는 부문이다.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묻자 공약인 '거리두기 완전 철폐'는 유행 정점을 일단 확인한 후 해달라고 부탁했고, 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워온 의료인들은 제대로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체계 정비나, 필수 의료체계 확립, 현장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 의료 전문가들 "거리두기 철폐, 정점 확인 후 해야"

더불어민주당에서 코로나19 관련 외부 자문단으로 활동했던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11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당선인이 영업시간 제한이나 인원 모임을 단박에 풀 것처럼 보이는데, 조금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영업시간 제한 철폐 등 100일 내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예고해왔다.

백 교수는 "3월 중에는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대가 될 것이고, 미확인된 확진자를 포함하면 30% 이상 자연면역을 갖게 된다고 본다"며 "거의 집단면역에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정점은 확인해야 한다. 1~2주면 확인되니 조금 늦춰도 큰 문제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의료관리학 교수는 "당국이 고위험군을 제외하고 오미크론은 독감 정도의 치명률이라고 하는데 의료기관은 환자를 진찰하려 하지 않는다. 진료 거부나 분만환자, 응급환자가 길거리서 떠돌고 수술을 못 받고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체계를 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역시 거리두기 추가 완화나 철폐는 정점을 확인하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환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면 진료에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수준이다. 지금보다 추가적 완화는 정점을 보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이 이어졌다.

◇ 의료 단체 "현장 전문가 의견 적극 반영…인력·구조 개선"

의료계에서는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흉부외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를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바랍니다'는 보도자료에서 "전문가 의견이 아래에서부터 위로 반영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기관들이 필수 의료를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공익적 수가 제도를 개선하고, 의료취약지 민간병원의 지원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윤석열 후보가 필수의료국가책임제를 발표했다. 정말 실천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수가 인상은 당연하고, 불가항적인 의료사고를 책임져주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우리나라 중환자실 중 1인실 비율은 아시아 국가들의 반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확대를 요구했다. 또 의료 인력의 부족을 꼽으며 "인력·구조적인 면이 개선돼야 (코로나19와 같은) 문제에 또 당면했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코로나19는 국내 발생 2년여 만에 누적 확진자는 550만명이 넘게 발생했고 사망자 역시 9600명이 넘었다. 2년 3개월 동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 보건소 의료 인력, 병원 의사와 간호사, 지자체 공무원들은 확진자 추적과 치료 격리, 검사 등 다양한 일에 투입되어 밤낮없이 일해야 했다.

대한간호협회 간호사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선 전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간호법 제정은 여야 후보들이 대선을 앞두고 한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간호법 제정 논의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2.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코로나19 일선 간호사들 "처우 개선…간호법 제정 '꼭'"

박건희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전 안산 상록수보건소장)은 "방역 최전선에서 수고하고 지친 보건소 직원들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 힐링을 위한 휴가, 경제적 보상 등한 섬세한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느라 종합병원 기능을 상실한 공공병원(도립의료원 등)의 회복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쟁과 같았던 이 시기가 지나면 '회복과 재건'에 힘써야 할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더 심한 변이가 올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나라에서는 계속 병독성이 높은지 낮은지 코로나19 모니터링을 하면서 일상적 대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호사는 "방역 성공이 의료인 덕분이라고 하면서도 고생하는 간호사들의 처우는 너무 부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감염관리수당으로 나라에서 일일 5만원 주는 게 아직 안들어왔다. 지난해 6월~8월 수당이 지난달에서야 겨우 들어왔다"면서 "요양병원은 음압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없는데 이제는 레벨D 방호복도 안주고, 비닐봉지를 쓰고 들어가라고 했다"면서 열악한 처우와 환경을 성토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는 "늘 이야기 나왔던 간호법 제정이 이번 정권에서는 꼭 되었으면 좋겠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제한도 이번에는 정말 실질적인 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인력을 늘린다고 무작정 지방 간호대학을 만드는 일은 안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공중보건의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와 긴밀히 소통하고 그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보건의료정책이 나오길 바란다"며 "코로나 19와 마주한 지 어느덧 2년을 넘어가는 이 시점에 번아웃(burn-out)에 직면하고 있는 의료인들을 한 번 더 챙겨주고 응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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