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쿠프(폴란드)=뉴스1) 조태형 기자 = "엄마는 강해야 한다"
폴란드 크라쿠프 광장에서 처음 만난 짧은 머리의 25살 엄마, 빅토리아가 처음 한 말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약 100km 떨어진 지토미르에서 살던 빅토리아(25)와 아들 미카엘로(3)는 전쟁을 피해 8일 폴란드로 넘어왔다. 우크라이나에서 국경까지 차로 이동해 폴란드에 사는 친구의 도움으로 크라쿠프까지 올 수 있었다. 현재 친구가 구해준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이번 달까지의 월세만 도움을 받아 앞으로는 빅토리아가 직접 월세를 마련해야 한다.
빅토리아는 폴란드에 온 지 약 일주일 후인 16일 처음으로 아들 미카엘로와 외출했다. 그전까지는 사이렌 등 포격에 대한 트라우마로 외출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카엘로의 아버지이자 빅토리아의 남편은 군인으로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 남아 조국을 지키고 있다. 영상 통화로 만나본 그는 가족을 보고 싶어 했고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 가족과 재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빅토리아와 함께 폴란드로 온 미카엘로는 현재 전쟁 중인 것도 모른다. 빅토리아는 아이를 위해 전쟁이 어떤 것인지, 왜 폴란드에 오게 됐는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린 미카엘로는 아버지가 전쟁에 참전 중인 것도 모르지만 아버지를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빅토리아는 전쟁이 발발하자 머리를 짧게 잘랐다. 현재의 상황 속에서 머리카락이 왜 필요한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짧게 잘랐다고 했다. 강인한 그녀는 선천적으로 무릎이 안 좋다. 수술도 해봤지만 오래 걷지 못하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그런 그녀는 22살의 나이에 아들 미카엘로를 갖게 돼 남편과 결혼 후 네일 아티스트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게 됐다.
피곤한 상황 속에서도 늘 아들 미카엘로가 먼저이고, 아이에게 웃음을 보이는 빅토리아는 폴란드에서 직업을 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방문해야 하고 일자리를 찾는 등 외출할 일이 많다. 하지만 좀처럼 엄마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미카엘라를 두고는 쉽지 않다. 그래서 현재 그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와 함께하고 무릎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유모차를 구하는 것이다. 유모차를 구하기 위해 여러 곳 찾아가 봤지만 그녀가 가진 것에 비해 유모차는 모두 비쌌다. 그녀는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그래도 끝까지 유모차를 구할 방법을 알아봤다. 너무나도 강인한 모습이었다.
엄마의 역할도, 전쟁도 처음인 25살의 '엄마' 빅토리아.
그녀는 마지막까지도 "엄마는 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지금 너무 힘들다"라며 잠든 미카엘로를 보며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
그들이 하루빨리 평화 속에 서로를 지탱하는 손을 잡고 고향으로 돌아가길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