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늘리는 등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정작 대출금리를 산정할때 준거금리에 더하는 가산금리를 올들어 일제히 올렸다. 특히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달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 가산금리는 4%를 웃돈다.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은 최근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가산금리가 적정한지 점검해달라고 당부한만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계속 확대할 수 있을 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5대 은행 가산금리 다 올렸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올 3월 중 취급한 가계대출 가운데 만기 10년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모두 상향했다.분할상환방식의 주담대의 경우 올들어 지난 3월까지 가산금리를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올린 곳은 5대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취급한 분할상환 주담대의 평균 가산금리는 올 1월 2.24%에서 3월 2.45%로 3개월만에 0.21%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은 분할상환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를 올 1월 3.32%에서 3월 3.39%로 0.07%포인트 올리는데 그쳤지만 이는 5대 은행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책정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3.07%, 우리은행 2.84%로 각각 0.06%포인트, 0.15%포인트씩 올랐다. NH농협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만 2.86%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반신용대출의 경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가산금리만 평균적으로 각각 4%, 4.3%포인트를 매기고 있었다. 이는 올 1월과 비교해 각각 0.04%포인트, 0.0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특히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 상승세가 가팔랐다. NH농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올 1월 2.76%에서 올 3월 3.1%로 3개월만에 0.3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02%포인트 오른 3.32%, 우리은행은 0.13%포인트 상승한 3.13%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신설·확대하고 최종 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쟁적으로 대출 문턱 낮추기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가산금리를 조금씩 확대해왔던 셈이다. 소비자가 적용받는 최종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인 준거금리에다 이자마진과 신용리스크 등을 감안해 은행이 자체적으로 책정하는 가산금리를 합산한 뒤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1분기 이자이익 두자릿수 폭증
이처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 오면서 올 1분기 은행 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급격히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올 1분기 이자이익은 3조7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1조8523억원으로 19.8%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이자이익은 각각 1조6830억원, 1조6850억원으로 19.5%, 22.1%씩 올랐다.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급격히 올려 '이자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윤재옥 정무위원장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가산금리도 적정한지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은행의 가산금리를 두고 정치권 입김이 거세지면서 앞으로 가산금리를 더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과도한 예대금리차 해소를 위해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제도' 도입을 공약하며 은행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윤 정부에선 필요하면 가산금리 적절성 검토와 담합요소 점검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산금리도 함께 오르는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2018년에도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금리체계 검사에 나서면서 가산금리를 내린 적이 있다"며 "그때도 지금과 같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 인상을 유도하다가 다시 압박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재현될 조짐을 보여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