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내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보유부동산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IFRS17이 본격 시행되면 재무건전성이 나쁜 보험사는 최악의 경우 시장에서 퇴출될 우려가 있어 자본확충에 나선 것이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KB손해보험은 RBC(지급여력)비율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다르면 KB손해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말부터 진행한 보유부동산 효율화 작업을 지난 4월 28일 마무리했다. 올해 KB손해보험은 서울 합정빌딩과 경기 구리빌딩 및 수원빌딩, 대구빌딩, 경북 구미빌딩 등 5개의 건물을 매각해 5000여억원의 돈을 벌어들였다.
새 회계기준과 지급여력기준은 기존에 원가로 평가하던 자산·부채 가치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해 더 많은 자본을 쌓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보험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기존보다 더 많은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동산 자산의 가격 변동폭을 6~9%로 보고 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했는데, 앞으로는 25%까지 준비금이 필요하다.
부동산 가격이 1000억원이면 현재 기준으로는 60억~90억원의 준비금을 쌓으면 되지만, 내년부터는 250억원을 쌓아야 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를 통해 자본건전성 및 유동성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엔 천안빌딩, 12월엔 제주, 부산빌딩을 매각해 920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매각한 5곳과 지난해 매각한 2곳을 합쳐 총 5920억원을 확보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KB손해보험의 RBC비율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KB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179.4%에서 올해 1분기 말 162.3%로 떨어졌다.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뜻하는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했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현재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을 위해 사옥 매각에 속속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공개입찰 형태로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102-6, 102-8, 102-39 소재 사옥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11월 하나자산신탁 리츠를 통해 종로구 인의동 소재 사옥을 매각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월 캡스톤자산운용과 서울 중구 남창동 본사 사옥에 대한 '매각 후 임차(세일 앤 리스백)'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0년 신한L타워를 매각한 데 이어 직원용 연수시설 목적으로 건립한 천안연수원도 시장에 내놨다. 현대해상은 강남 사옥 매각으로 약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