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해 4일 용산에 위치한 HDC현산 본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올 1월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8개동을 전면 철거 후 재시공 하기로 결정했다. 건물 철거 후 시공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70개월이 예상됐고 추가 공사금액과 입주지연 비용 등으로 총 37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4일 정 회장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경영진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HDC현산 본사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추가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 가족분들의 보상 외에 체감할 만한 사고수습 모습을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난 2월 실종자 구조작업이 끝난 이후 입주 예정 고객과 주변 상가 상인들의 피해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은 커져갔고 회사도 불확실성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입주 예정자의 요구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운 아이파크를 짓겠다"며 "고객의 안전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 정 회장은 HDC현산 회장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201동만 전면 철거하고 나머지 동의 경우 정밀안전진단 후 문제가 있을 시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800명 계약자 6년 후 입주할 수 있어

이번에 안전진단 결과와 상관없이 아파트 전체를 철거하고 재시공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입주 예정자와 계속 대화했고 보상 여부도 이야기했다. 가장 큰 우려는 안전에 대한 것이었다"며 "무너진 동뿐만 아니라 나머지 계약자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많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00여명의 계약자가 있고 협의가 무한정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회사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것이 고객 신뢰 회복의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철거부터 준공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70개월 내로 예상했다. 하원기 HDC현산 대표이사는 "아직 철거 방법이 결정 안됐지만 주변 민원과 인·허가 과정, 철거 과정까지 70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에만 4000억 비용… 지난해 영업이익 뛰어 넘어

HDC현산의 추산에 따르면 건물을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비용은 약 37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HDC현산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화정아이파크와 관련한 손실 비용을 1750억원 반영했다. 이번 전면 철거 결정으로 추가로 200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 비용, 그리고 입주 지연에 따른 비용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HDC현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273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해 영업이익의 1.4배에 달하는 금액이 사고 수습 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에서 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해 해당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적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산의 올 1분기 연결기준(잠정) 영업이익은 사고 관련 손실 비용을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68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2.4% 감소했다. 올 1분기 신규 수주액도 655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1510억원) 대비 절반가량 위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