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용산기지가 이전한 후의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대립하는 가운데 오는 20일 중앙·지방정부 수장들이 대면 논의를 할 예정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택공급 방안의 협의를 시도하고, 국회는 용산기지를 개발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서울시는 용산기지 부지에 주택공급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가 부동산 민심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특별법 개정안의 처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 "용산공원 부지 활용도 낮아"…최대 2만가구 공급
정부는 지난 13일 공개한 8·13 주택공급대책에서 용산기지 개발 방안을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용산기지 완전 반환 후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려던 부지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용산기지 내 반환이 완료된 용산어린이정원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8·13 대책 발표 다음 날 김윤덕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용산기지 전체 면적은 약 300만㎡이고, 이 중 어린이정원은 약 10분의 1인 30만㎡다. 주택건설업계는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의 경우 개발 밀도에 따라 5000~1만가구, 소형주택 고밀개발을 할 경우 최대 2만가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단순 유휴부지로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글로벌 도시들의 선례를 참고삼아 녹지를 보호하고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국가 유산이라는 입장을 지켜왔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1일 "용산공원을 보존해 도심의 숲으로 지키는 것은 여야와 보수·진보 구분 없이 도시계획의 원칙"이라면서 "2007년 특별법 제정 후 20년 가까이 지켜져 온 사회적 합의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용산기지는 미군으로부터 완전한 반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군 부지 반환 후 토양 오염 조사와 정화가 필요해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이 예상된다.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가 어렵다.
국회 특별법 논의 결과 주목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용산기지 반환 후 공원 조성과 ▲공원 조성 이외 목적으로의 용도 변경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난 3월과 5월 여당 주도로 발의된 개정안은 1·29 부동산대책에서 발표된 캠프킴(용산기지 서쪽)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고밀개발을 위해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정안은 2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바로 주택용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비거주 1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을 담은 세제개편안에 대해 부정 여론이 강해지며 정부·여당의 부담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용산기지 외에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의 주택공급 규모를 놓고도 서로 다른 계획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는 1만가구, 서울시는 6000~8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용산기지의 인허가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국가 공원은 한 번 훼손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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