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만 8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심각한 적자난에 처한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이 전방위 자구 노력에 나섰다.
부동산 매각, 해외 사업 정리,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료 인상 없이는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발전사 사장단은 지난 18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의 재무 위기에 대응할 자구노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전은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지난해 6조원에 달하는 연간 영업손실(5조8601억원)을 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력 수요가 늘며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원가 부담도 동시에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가 굳어졌다.
그렇다고 고물가 시대에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 있는 전기요금 대폭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13일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사내 '비상대책 위원회'를 모든 전력그룹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하고, 고강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유 중인 출자 지분은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 외에는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도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사업 재편과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부동산 매각과 관련해 한전은 지난 11일 설명회 자료를 통해 의정부시 용현동 267-8 등 7필지의 최저 입찰가격으로 1281억원을 제시했다.
한전은 오는 6월 10일까지 매각 공고를 진행하고, 다음 달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을 통해 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내년 7월까지 소유권을 이전해 매각 대금을 완납 받는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지난 16일에는 제주본부 구 제주전력지사 사옥을 감정 평가액 약 34억원에, 제주본부 삼양사택을 약 42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이 밖에 경기북부본부, 경북본부도 보유 사택을 처분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한전은 이뿐만 아니라 조직과 인사 혁신에도 나선다. 흑자달성 등 재무상황 정상하 시까지 정원 동결원칙으로 과감한 조직인력운영 효율화 및 최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전력그룹사간 유사 중복업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중복기능을 제거키로 했다.
하지만 ▲대국민 서비스 강화▲계절 시간대 요금제 개편 등 전기소비자 편익 및 후생증대에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기로 했다.
한전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하였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재무 위기 대응 자구노력 방안회의에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남부발전,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DN 등 11개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