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 올린 가운데 오는 7, 8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총재는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창립 제72주년 기념사'에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며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조직문화가 변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거론했다. 한은이 경직된 위계질서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소통에도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있다며 구성원간 소통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어느 직급이든 격의 없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상사의 업무지시가 불명확하거나 비합리적일 때 상사에게 다시 물어보거나 다른 의견을 건의하기보다 윗사람의 생각을 짐작해 그에 맞추려고 애쓰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일이 벌어지곤 하는데 그래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며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직원들의 급여나 복지 등 개선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연수 프로그램이나 멘토링 또는 코칭을 강화해 직원의 역량을 제고하고 급여나 복지 수준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개선 가능한 부분이 무엇인지 살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