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72주년 한국은행 창립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의 보수적인 조직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경직된 위계질서와 조직운영, 업무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취임 후 줄곧 변화를 강조한 이 총재는 이번달 한은의 조직 개편 등 경영인사 혁신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10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서로 존중하면서 업무에 관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8년 동안 근무한 이 총재는 구성원간의 소통방식을 바꿔 어느 직급이든 격의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토론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조직은 부서간 협업을 가로막는 높은 칸막이와 경직된 위계질서로 인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외부와의 소통에 소극적이며 너무 조용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수직적 내부지향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외부지향적 조직문화'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일과 삶의 균형, 직원들의 자기계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삶의 질, 생활의 질이 균형있게 보장돼야 하며 이는 급여나 복지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전제돼야만 한다"며 "현실적인 제약이 있겠지만 총재로서 개선 가능한 부분이 무엇인지 작은 부분까지 최대한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주열 전임 총재 당시 만들어진 머서코리아의 조직 개편 방안을 바탕으로 한은에 맞게 수정한 '경영인사 혁신안'을 마련했다. 혁신안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 1.50%의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