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지갤러리가 점의 파동과 여러 변주로 화면 안에서 축적되는 회화의 매체 고유성을 실험하며 연구해온 작가 천광엽의 신작 40여점을 비롯해 작가의 예술과정과 결과를 담고 있는 오브제들로 구성된 개인전 'OMNI BLUE n RED'를 7월 10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천광엽 작가는 회화의 '매체 고유성(medium specificity)'을 존중하는 화가로서 평면, 물감, 지지체 같은 물리적 조건에서 작품의 본질을 탐구하는 미학적 태도를 고수하며, `원'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조형 예술의 요소를 이용하여 `옴니(Omni)' 전부를 표현하는 독특한 화풍을 구축했다.
작품의 주요 테마인 `원'의 파동과 변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일정하게 원모양을 타공하고, 타공한 원을 캔버스에 붙이거나 타공된 원의 틀을 캔버스에 덮어 화면에 또 다른 원 형상을 칠하는 방법으로 표현된다. 미세하게 볼록 튀어 올라 있는 원의 속살을 드러내기도 하고, 채색된 원들은 기묘한 착시 효과를 만들어 내는 등 표면 너머의 또다른 표면을 만드는 수많은 겹(Layer)으로 `회화적 지층'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단순하면서 기본적인 원을 통해서 모든(Every), 전체(All)를 의미하는 `옴니(Omni)'를 표현하는 천광엽 작가의 작품은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모든 것을 포함하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은 작가의 의도를 품고 있다.
함께 전시된 오브제 작품에서는 과정이자 결과인 작가의 회화가 지닌 비밀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평면 작품 제작 과정에서 벗겨낸 안료 가루가 아크릴 박스에 담긴 물 속에서 서서히 바뀌어 지질학적 구조 같은 모습을 띠게 된 것으로 회화의 '매체 고유성'인 평면으로의 지향을 역설적이게도 입체로 확인시켜준다. 전시장 안에서 평면 작품들 사이 시공간의 퇴적물로서 존재감을 공고히 하며 작가의 회화 연금술을 내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표면 안의 표면, 피부 안의 피부, 색채 위의 색채, 일루전 안의 일루전으로 이루어진 천광엽 작가의 예술은 우리의 감각 안에 가둘 수 없는 미세한 차이의 감각을 일깨운다.
이번 전시는 더페이지갤러리 웨스트(WEST)관에서 7월 10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