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독립운동 기념행사에 참여한 업체들이 계약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주최 측은 현재도 체불된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항일 독립 투쟁을 한 의열단의 역사적 의미와 성과를 알리고, 자주 독립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기념식 등 행사를 2019년 진행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과거 기념행사 준비 및 진행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약속한 8억원 규모의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추진위 측이 국민 모금을 통해서라도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성금은 협회 직원의 인건비와 소액 계약 업체 등에만 지출됐다고 주장했다.
피해 업체들은 기념행사를 주관한 것은 추진위였으나 실질적인 행사 진행은 함세웅 신부가 회장으로 있는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이하 항단연)에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극단 밀양이 체결한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 주체는 항단연, 함 신부가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종료 후에도 비용 등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들은 항단연 측에 대금 지급을 촉구했다. 장창걸 극단 밀양 대표는 2020년 7월 함세웅 신부와 김원웅 전 광복회장, 민성진 항단연 사무총장 등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민 사무총장은 정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맞고소하기도 했다.
추진위는 장 대표의 고소 직후 입장문을 통해 "20대 국회에서 김원봉 빨갱이 이념논쟁을 공공연히 얘기하던 때라 2018년에 2019년 의열단 100주년 기념사업 예산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해 예산을 못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의열단 100주년 기념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된 것은 인정한다"며 "참여 업체들의 미지급금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양측은 2020년 11월 서울의소리 사무실에서 만나 항단연이 대국민 성금 모집을 통해 계약대금을 마련해 변제하기로 약속했고, 상호 간 제기한 고소도 취하했다. 양측 모두 맞고소가 돼 있는 상태에서 모금에 나서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 후인 지난해 2월 김 전 광복회장은 서울의소리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뮤지컬 단원들(에게) 조금이라도 활동비도 줘야 하는데 못 주고 있다"며 "저희가 투명하게 관리를 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겠다"면서 모금을 진행했다.
피해 업체들은 모금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국민 성금이 자신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단연 측은 성금이 5000만원가량 모였으나 피해 금액에 비해 너무 작은 액수라 미지급금을 지급하기에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항단연 측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모금 5000만원 정도 그거로는 순서대로 급여, 소액으로 된 업체들, 몇 천 만원 짜리가 아니라 몇 백 만원짜리들 그런 거 지급이 됐다"며 "그거 하는데도 돈이 부족해서 저희 사무국이 운암 김성숙 선생 기념사업회인데 그쪽에서 다시 돈을 집어넣어서 그렇게 지급이 나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항단연이 극단 밀양에 우선 변제 하기로 했던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양측 합의 현장에 함께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당시 모금액을 극단 밀양과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인건비에 우선 변제 하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기념행사에 참가한 A행사기획사는 민 사무총장이 모금액을 자신들 협회 인건비에 사용했다고 말해 논쟁이 있었다고 전했다. 밀린 대금과 관련해서는 후원금을 받아서 정리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도 했다. 행사에 함께 한 B홍보기획사와 C컨퍼런스사는 항단연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해 추심을 진행했으나 각 229만원, 186만원가량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B홍보기획사 관계자는 "모금 홍보 영상에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뮤지컬 단원들을 언급했을 뿐 협회 직원들 월급을 지급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계약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의열단 대학생 서포터즈 58명의 활동비 570만원과 시상금 350만원 조차 지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항단연은 현재 공기업이나 사기업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후원금을 받아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곳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나 경기가 안 좋고 정권도 바뀌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한편 의열단 100주년 기념사업에 참여한 4개 업체들의 피해 금액은 총 8억원이다. ▲A행사기획사 4억500만원 ▲B홍보기획사 5000만원 ▲C컨퍼런스사 6700만원 ▲극단 밀양 2억7800만원이 체불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