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1950년 한은의 설립 이후 처음 결정한 빅스텝이다.
앞서 금통위는 4월(1.25%→1.5%), 5월(1.5%→1.75%)에도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3회 연속 금리인상이라는 새 기록을 쓰게 됐다.
금통위가 빅스텝을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6%에 달하는 물가 상승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까지 치솟았다. 6%대 물가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1월 이후 24년 만이다.
고물가에 한미 금리역전 우려… 긴축 시계 빨라진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중국 봉쇄, 고환율,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오는 8월까지 6~7%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 3.9%까지 뛰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인상 경로를 통해 실제 물가지표와 상호작용하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금통위가 빅스텝을 꺼내든 이유로 꼽힌다.
연준은 지난 3월 정책금리를 3년 3개월 만에 올린 데 이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빅스텝을 단행했고, 지난달에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다.
자이언트 스텝 이후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높아지면서 한국과 미국이 기준금리 상단이 지난달 연 1.75%로 같아졌다. 연준이 이달 27~28일(현지시각)로 예정된 FOMC에서 빅스텝에 나설 경우 미국 정책금리 상단과 우리나라 기준금리 상단은 같아진다.
남은 금통위 세차례… "물가안정 최우선" 긴축 선언하나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채권시장 전문가 64%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투자협회는 "물가 안정을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된다"고 밝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세 차례(8·10·11월)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은이 남은 세번의 금통위가 열릴 때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연말에 금리를 연 3%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하겠다"면서도 "경기·환율에 가계부채 등 지표를 살펴보고 금융통화위원들과 상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련 부서에선 기준금리를 중립을 넘어 긴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한은이 결정한 기준금리 2.25% 이상은 중립금리를 넘어선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는 8월, 10월, 11월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면 긴축수준의 금리 인상을 의미한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