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연 1.75%에서 단숨에 연 2.25%가 됐다.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창용 총재는 주황색 계통의 넥타이를 맸다. 통상적으로 붉은 계통은 금리 인상을, 푸른 계통은 금리 동결로 받아들여진다.
두 번째 금통위를 여는 이 총재는 서둘러 개회사를 읽어 내려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은 직원들은 기자들이 퇴장한 후에 해야 할 순서라며 이를 서둘러 말렸다.
앞서 이 총재는 기준금리 빅스텝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6월21일 물가안정 설명회 기자회견에서 7월 빅스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7월 금통위 이전까지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적절히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비둘기' 이창용, 고물가에 긴축 속도낸다
그 뒤로 나온 물가지표는 한은 예상보다 더 큰 '물가 상승' 가능성을 나타냈다. 6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한 달새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6.0%를 기록하며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관심은 이 총재의 통화정책 발언이다. 이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높여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련 부서에선 기준금리는 중립을 넘어 긴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준금리는 빅스텝 이후에 2.25%가 되는데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은 중립금리를 넘어선다.
일각에선 '성장'을 중시하는 이 총재가 본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에 가깝지만 물가 흐름을 볼 때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은 측은 "물가와 경기 상황을 종합해볼 때, 경기 하방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나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가속되지 않도록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